올 상반기 60세 이상 취업자 급증세
올 상반기 60세 이상 취업자 급증세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08.16 09:42
  • 호수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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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농림어업직 등 젊은이 기피업종에 몰려

한은 조사국 분석… 노인일자리의 비중 줄어들어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올 상반기 취업자수가 대폭 증가한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취업자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생산·현장직(건설현장, 청소·경비 포함)과 농림어업직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늘었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이러한 내용의 ‘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94만여명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넘어 강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의 취업자수 증가는 외환위기(1998년)나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때보다 더 빠르게 진행돼 이례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감염병 확산 직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미국과도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활동참가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고령층과 청년층(15~29세)이었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경제활동참가율도 상승해 경제활동인구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 고령층 취업자수는 월평균 44만3000명 증가해, 전 연령 취업자수 증가분(94만1000명)의 47.1%를 차지한다. 즉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절반은 고령층이라는 이야기다. 고령층 취업자를 성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중 남성 취업자수가 28만4000명, 여성이 15만9000명 증가했다.

고령 취업자는 여타 연령층에서 기피하는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체의 생산·현장직, 농림어업직 취업에 주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농림어업직의 경우, 78.3%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귀농가구의 증가에 일부 영향을 받았으며,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령층이 농림어업직으로 밀려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어업직 임금근로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는 외국인 근로자 감소로 부족해진 농촌 인력을 고령층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공공행정·보건복지 초단기 일자리의 비중은 올해 초(1~2월) 19.8%에서 3~6월엔 5.9%로 감소했다. 공공행정·보건복지 초단기 일자리는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하로, 대부분의 노인일자리가 해당된다. 대표적으로 공익형 노인일자리는 월 30시간 이하이고,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도 주 15시간이다.

이에 대해 송상윤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은 “정부 일자리사업 예산이 지난해(30.1조)와 올해(31.1조) 일자리사업 예산이 비슷한데도 공공행정·보건복지 초단기 일자리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고령층에 대한 직접일자리 정책의 영향이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는 노인일자리가 최근의 취업자수 증가와 거의 무관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축소하겠다는 현 정부의 방향과는 다른 시사점을 던져 준다. 즉 노인일자리를 줄이지 않더라도 장시간 근무가 가능한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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