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전 공연이 있는 상현3동분회 월례회의
[기고] 식전 공연이 있는 상현3동분회 월례회의
  • 김미숙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 사무국장
  • 승인 2022.08.16 10:52
  • 호수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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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 사무국장
김미숙 경기 용인시수지구지회 사무국장

문화가 함께하는 참 좋은 노인회가 있어 이를 알리고자 펜을 들었다. 부모님의 고향은 살기 좋은 용인이다. 나 또한 용인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유년 시절 바깥마당에 나가면 용인의 명산인 웅장한 석성산이 눈앞에 바로 보였다. 

학교 시험이 있을 때마다 부모님의 농사일은 왜 유난히 더 바쁘셨는지…. 일요일이 좋기는커녕 돌아오는 것이 싫었다. 시험공부가 급한데도 일손을 덜어드려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내 나이 육십갑자가 넘어 보니 이젠 그때의 모든 시절이 그리움으로 물들어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신 지 벌써 9주기, 엄마가 치매로 요양원에 입소하신 지 3년이 넘었다. 코로나 이전, 주말이면 한주도 거르지 않고 엄마의 간식을 챙기는 일이 엄마를 만나뵐 수 있다는 기대감에 행복하고 즐거웠다. 엄마를 뵈러 가는 발걸음은 늘 설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주말은커녕 한번 면회를 내어 뵙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비대면이라도 뵙는 시간이 자유로웠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늘 은혜 속에 계신 지인분의 추천으로 대한노인회에 몸담고 일한 지 17년이 흘렀다. 감회가 새롭다. 경로당 관련 업무를 하다 보니 저절로 회장님들을 존경하게 됐다. 늘 감사하며 나를 존재하게 하는 고객님들이다.

수지구지회 각 분회의 월례회의 모습도 개성이 넘친다. 그중에 큰 감동을 안겨주는 분회가 상현3동분회다. 일명 ‘문화가 있는 노인회’를 추구하는 분회로 매번 식전 공연으로 회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 6월엔 한 경로당 회장님이 색소폰을 연주하기도 했다. 7월엔 상현3동 마을에 거주하는 가수를 초청해 회의 시작 전 흥을 돋구기도 했다. 그리고 8월에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모셔 와 ‘로망스’, ‘고향이 좋아’ 등 총 4곡의 노래를 들려주며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나 또한 흥에 겨워 박수와 함께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값비싼 관람료를 내고 공연을 보는 것처럼 심신이 힐링됐다. 감동과 유익을 주는 문화, 이런 것이 노인회다움 아닐까 싶었다. 상현3동분회의 다음 회의에서도 공연을 예고했다. 

노래와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경로당 회장님들을 보다 보면 부모님의 그리운 얼굴이 떠오른다. 아버지도, 엄마도 이 자리에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 지는 알 수 없다. 하루빨리 예전처럼 주말마다 엄마를 찾아뵈며 설렘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꼭 그렇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며 9월 ‘문화가 있는 노인회’ 회의를 기대해본다. 어떤 공연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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