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지회 소속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 “흥겨운 우리가락으로 소외 어르신들 위로”
전북 군산시지회 소속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 “흥겨운 우리가락으로 소외 어르신들 위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16 14:13
  • 호수 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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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전북 군산시지회 소속의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공연을 한 뒤 기념촬영했다.
대한노인회 전북 군산시지회 소속의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공연을 한 뒤 기념촬영했다.

요양시설·복지관 등에서 사물놀이·농악 공연봉사

경로당 회장이자 봉사단 단장, 직접 악기 가르쳐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전북 군산시 신풍길에 위치한 신풍경로당 앞 도로변 축대에 농악 벽화가 그려져 있다. 흥겹게 소고치며 상모도 돌리는 그림 속 인물들이 오가는 시민의 눈길을 잡아끈다. 이 벽화의 주인공이 바로 신풍경로당 회장으로 있는 신연자(73)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의 단장이다. 

20년 넘게 풍물놀이, 농악 공연을 해오고 있는 신 단장은 “우리 경로당 회원 대부분이 북, 장구를 잘 치고 민요, 창도 부를 줄 안다”며 “그런 분들 20명과 함께 4년 전 대한노인회 군산시지회 소속의 자원봉사단을 조직했다”고 말했다.

신 단장이 직접 단원들에게 악기를 가르친다. 신 단장은 일찍이 우리소리와 함께 장구·꽹과리·북·징 등 사물놀이를 익혀 전문연주가 수준이다. 신 단장은 “우리 경로당 회원은 물론 저를 찾아오는 분에게는 무료로 사물놀이를 가르쳐 드린다”며 “우리 경로당에선 일 년 열두 달 연주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코로나 이전까지 한 달에 두 번, 요양원․경로당․복지관 등지에서 공연봉사를 했다. 경로당 총무이기도 한 태순희(69) 봉사단 총무는 “경로당 주변, 쉼터, 주차장, 놀이터 등 어르신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느 장소에서든 우리소리와 가락을 들려주었다”며 “요양시설을 방문할 때는 회비를 걷어 떡·음료 등 간식을 사들고 가 공연 전에 나눠 드린다”고 말했다.

봉사단 단원들은 사물놀이, 민요, 가요, 소리 순으로 1시간여 공연을 한다. 휠체어 탄 어르신도 이들의 흥겨운 공연에 몸을 들썩이거나 불편하지 않은 손으로 장단을 맞추기도 한다. 

봉사단의 최고 연장자인 권옥임(79) 단원은 “공연봉사를 하고난 날은 몸은 비록 힘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충만해져 기분도 좋다”며 “노인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음악으로 위로 받는 모습을 볼 때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곳의 요양시설을 오래 다니다 보면 어느덧 어르신들과 정이 쌓여 딸, 부모 같은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신 단장은 “공연 전 인사차 어르신들을 안아드리거나 공연을 마치고 나올 때 ‘우리 딸 왔다’, ‘좀 더 있으라’며 눈물을 보이는 분도 있다”며 “그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국악 자매’의 맏언니이기도 하다. 친여동생들이 국내외에서 가야금 연주 등 국악 공연을 한다. 신 단장은 여동생들과 함께 봄, 가을 두 차례 군산의 유명관광지 중 하나인 은파공원에서 주민들을 위한 무료공연을 8년째 해오고 있다. 

이래범 전북 군산시지회장은 “울타리노인자원봉사단이 어느 봉사단보다 열정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며 “우리 가락으로 소외 받는 어르신들을 위로해주는 천사 같은 단원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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