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닮은 조선후기 ‘휴대용 해시계’ 귀환
지구본 닮은 조선후기 ‘휴대용 해시계’ 귀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22 13:34
  • 호수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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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0년 제작 추정·제작자도 확인… 국립고궁박물관 전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해의 움직임을 보면서 시간을 측정하던 해시계는 오래전부터 쓰였다. 솥이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앙부일구’(仰釜日晷)도 그중 하나다. 둥근 공 모양으로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한 조선 후기의 독특한 해시계가 국내로 돌아왔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형태의 해시계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경매에서 휴대 가능한 소형 해시계인 ‘일영원구’(日影圓球․사진)를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8월 18일 밝혔다.

‘일영원구’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희귀한 유물로 평가된다. ‘앙부일구’가 반구(半球) 형태인 데 비해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이다. 구의 지름이 11.2cm, 전체 높이가 23.8cm로, 언뜻 보기엔 작은 지구본과 비슷하다.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있는 이 시계는 각종 장치를 조정해 시간을 측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 검토에 따르면 ‘일영원구’를 사용할 때는 먼저 추를 달아 늘어뜨린 ‘다림줄’로 수평을 맞춘 뒤, 나침반으로 방위를 측정해 북쪽을 향하게 하고 위도를 조정한다. 길쭉하게 생긴 ‘T’ 자형 횡량(橫粱)과 태양이 일직선이 되는 순간 그림자가 횡량 아래에 파인 틈으로 들어가는데 이를 통해 시간과 각(刻·15분)을 확인하는 식이다. 현재 다림줄은 유실된 것으로 보이나, 그 중심을 맞추는 장치가 받침판에 남아 있다. 이 시계는 독특한 형태와 더불어 역사적·과학적으로도 중요한 유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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