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답답한 마음, ‘상담소’에서 푸세요”
“어르신 답답한 마음, ‘상담소’에서 푸세요”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5.06 16:18
  • 호수 1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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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치매‧인권‧법률상담센터 등

▲한 어르신이  경기도 화성시가 실시하고 있는 노-노 상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남부노인복지회관 마련된 상담소에서 상담사와 고민을 나누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사는 김모(76) 어르신은 요즘 아들과의 갈등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경제 불황으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돈을 달라고 재촉한다. 논까지 팔아 자금을 만들어 줬지만 아들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김씨는 아들 때문에 속병이 날 지경이지만 행여나 남들이 손가락질 할까 말도 못 꺼낸다.

#6년 전 상처한 한모(서울 화곡동·67)씨는 복지관에서 마음에 쏙 드는 여인을 만났다. 처음엔 연애만 할 생각이었지만 함께 지내면서 재혼을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자녀들은 재산상속 등 문제를 거론하며 재혼을 결사반대했다. 자식을 생각하자니 애인이 울고, 애인을 생각하자니 자식 눈치에 한씨는 애가 탄다.

김모 어르신과 한모씨처럼 말 못할 고민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속 시원하게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지만 체면과 시선이 두렵다. 그렇다고 속에만 담아두면 정신적 고통은 물론 심하면 우울증으로 악화돼 심신의 건강을 헤치게 된다. 이런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토로하고, 정신건강을 되찾는 상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어르신들에 대한 상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일상생활 상담을 비롯해 성(性)‧치매‧인권‧법률상담센터 등 어르신들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상담센터가 곳곳에서 마련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5월부터 55세 이상 성교육 전문가를 배치한 서울·인천·충북지역의 노인성상담소를 개소, 상담활동을 벌인다.

협회는 서울(02-2639-2828)을 비롯해 인천(032-421-2829), 충북 청주(043-278-2828) 등 모두 3곳에 상담소를 열고, 한 개소에 노인성전문가 5명씩 모두 15명을 배치했다.

이들 센터는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전화 상담을 비롯해 방문상담은 물론, 직접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도 실시한다. 앞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활동하는 복지관, 보건소 등을 연계해 성상담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노인이 노인을 상담하는 이른바 ‘노(老)-노(老) 상담’도 화제다. 경기도 화성시는 4월 8일 6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22명의 노인 상담사를 위촉, 어르신들의 정서 안정을 위한 고민 상담, 노인복지 제도 등 시책 활용방안, 취업 알선 등을 전담한다.

시는 동탄1동사무소를 비롯해 동부출장소, 봉담읍사무소, 보훈회관, 남부노인복지관 등 5곳에서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상담을 펼친다. 상담은 직접 방문 또는 전화(1577-7393) 상담이 가능하다.

경기도 시흥시도 4월 28일 정왕본동 주민센터 내에 노(老)-노(老)상담소를 개소했다. 상담소는 노인상담사 1명을 두고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복지사업과 일자리를 안내하고 생활 불편사항 등을 상담한다. 운영 시간은 매주 수·목요일 오전 9시~오후 1시까지며 오는 11월까지 운영된다. 문의 031-310-4523

노인인권관련 상담센터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전북 군산노인종합복지관 부설 노인인권상담센터(063-442-4343)는 4월 24일 지역 11개 기관과 협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협약식은 노인보호전문기관을 비롯해 병원, 법률사무소, 사회복지협의회, 대학교, 경찰서 등이 노인차별이나 학대, 사기 등의 상담에 있어 부족한 자원과 전문 영역에 대해 연계 또는 협력하는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서울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부설 한국노인인권센터는 노인에 대한 차별, 학대, 사기 등과 관련된 상담은 물론 노인관련 정보 안내, 관련기관 및 가족 상담 등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인권센터는 전화(02-963-0808) 상담 또는 방문상담을 통해 펼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상담 의로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관련 정보를 비롯해 차별, 학대, 사기 등 다양한 문제로 상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 서부보건소는 치매 및 치매고위험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치매상담센터는 무료 치매조기검진을 실시해 치매 환자에 대한 정밀 검사비 지원을 비롯해 치매가족상담, 치매간호용품 제공, 인식표 보급 사업 등을 시행한다. 또 치매예방을 위한 지역 내 교육 활성화, 공공기관 및 방문간호팀, 보건진료소와 연계한 적극적인 홍보도 실시할 계획이다. 문의 064-760-6211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대한변호사협회 노인법률지원위원회와 연계, 각 지역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법률상담과 법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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