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부 슐런 선수들 “몸 불편해도 할 수 있어 좋다”
노인부 슐런 선수들 “몸 불편해도 할 수 있어 좋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29 09:23
  • 호수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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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서 열린 제7회 대한슐런협회장배 전국슐런대회 성황
전국슐런대회 노인부에 출전한 한 어르신이 관문을 겨냥해 나무 원반(퍽)을 밀어 넣고 있다.
전국슐런대회 노인부에 출전한 한 어르신이 관문을 겨냥해 나무 원반(퍽)을 밀어 넣고 있다.

2위 입상 김영진 어르신 “슐런을 하니 삶이 지루하지 않아”

올 9월 대한노인회 전국노인건강대축제서도 시범 경기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다리가 불편해도 의자에 앉아서 경기할 수 있으니 (슐런이) 노인에게 ‘딱’이에요.”

8월 20일 열린 제7회 대한슐런협회장배 전국슐런대회 노인부에 출전한 고문두 어르신의 말이다. 

이날 수원 보훈재활센터에서 열린 코로나 극복 전국슐런대회는 지역을 대표한 슐런 선수들이 우정과 화합의 경기를 벌이는 등 성황리에 개최됐다.

세계최초로 개발된 전자식 슐런보드로 진행한 이번 대회에는 시도별, 부문별 선발전을 거친 선수들이 4개 부문(선수부, 학생부, 노인부, 장애인부)에 출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특히, 올해부터 노인부가 신설되어 시도별 대표 노인선수들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자리가 됐다. 

슐런은 길이 2m, 넓이 36cm의 나무보드(슐박)에 1~4점까지 점수가 부여된 4개의 홈(관문)이 설치돼, 이 관문에 지름 5.2cm의 나무 원반(퍽)을 넣는 경기로 조정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2014년 국내에 첫 도입된 이후 각종 대회가 꾸준히 열리며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확산되고 있다.

특별한 운동신경을 요구하지 않으며, 집중력을 갖고 힘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면 노인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5분이면 경기를 배우고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자식 슐런보드는 음성안내와 자동 점수계산으로 노인 및 장애인이 쉽게 경기에 참여할 수 있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도 시흥 대표로 참여한 87세 최고령 최정숙 선수는 “슐런을 직접 해보니 노인들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너무 좋은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경로당 등 좁은 곳에서도 언제나 연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허리를 굽히기 어려운 사람이나 다리가 불편한 노인, 그밖에 장애가 있는 분들은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서도 연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노인부의 경우, 1위 강애순, 2위 김영진, 3위 박기영 등 제주에서 올라온 어르신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어 주목을 끌었다. 제주에는 농아인협회를 중심으로 20~30명이 매주 두 차례 모여 취미활동으로 슐런을 한다.

2위에 입상한 김영진 어르신은 “2019년에 처음 접하고 재미에 푹 빠졌다”면서 “슐런을 하니까 삶이 지루하지가 않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운동한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가 주최하는 제9회 광주 전국노인건강대축제(9월 28~29일)에서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슐런은 향후 노인체육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슐런을 처음 도입한 대한슐런협회(회장 장철운)는 슐런 경기의 경기규칙 제정 공포와 함께 심판과 지도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도별 체육회를 순회하면서 스포츠 지도자에게 슐런을 알리고 확산시키고 있다. 

장철운 대한슐런협회 회장은 “슐런은 단순한 점수 기록경기를 넘어 선수 개인의 집중력과 판단력, 힘의 조절을 통한 조정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종목과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면서 “슐런을 통해 노인의 여가활동은 물론 경로당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회 입상자

▷선수부: 1위 박희정, 2위 전성우, 3위 박상홍 ▷노인부: 1위 강애순, 2위 김영진, 3위 박기영 ▷장애인부: 1위 김미란, 2위 강성민, 3위 김옥녀 ▷일반부(비장애인부): 1위 이경자, 2위 이주형, 3위 황현분 ▷학생부: 1위 김동건, 2위 최정민, 3위 김선태 ▷단체전: 1위 경남 김해A(김성민, 김미란, 윤창구), 2위 김해B(황선자, 정희성, 이주형), 3위 경북 경산(박상홍, 정성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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