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부활한 강변가요제, 통할까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부활한 강변가요제, 통할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29 10:42
  • 호수 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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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이선희의 ‘J에게’와 이상은의 ‘담다디’는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히트곡 외에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두 곡은 ‘슈퍼스타K’ 등장 이전 실력 있는 가수들의 등용문이었던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J에게’와 ‘담다디’는 각각 1984년, 1988년 열린 대회에서 경쟁자를 꺾고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이외에도 강변가요제는 많은 명곡과 스타 가수들을 탄생시켰다. 판소리와 댄스리듬을 접목한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 막혀’가 강변가요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이상우, 권진원, 박미경, 박선주, 박영미, 진시몬 등 실력파 보컬리스트를 잇달아 배출하기도 했다. 또 지금은 트로트 가수로 더 유명한 주현미는 중앙대 약대 스쿨밴드인 ‘인삼뿌리’의 보컬로 출전했고 장윤정 역시 댄스가수로 나서 입상한 바 있다. 이밖에 배우 한석규, 개그맨 이수근 등 스타들도 출전한 이력이 있다.

1979년 시작된 강변가요제는 이름처럼 경기도 청평유원지, 남이섬, 춘천의 공지천과 중도유원지에서 개최됐다. 당시 본선이 열리던 날에는 방송사인 MBC는 물론 라디오 등의 방송망을 통해 동시 생중계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가창력보다는 외모를 앞세운 아이돌 음악이 젊은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대학생의 패기와 순수함으로 승부하는 가요제의 인기는 시들해져갔고 2001년 전격 폐지된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잊혀졌던 강변가요제가 21년만에 돌아왔다. MBC는 ‘강변가요제 뉴챌린지’로 이름을 바꿔 9월 3일 강원도 원주시 간현유원지에서 본선을 개최한다. 올해 강변가요제에는 1200여명의 지원자가 참가했고, 1·2·3차 예선을 거쳐 12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원조 오디션의 귀환에 반가워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에는 의문을 품고 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시리즈를 시작으로 ‘쇼미더머니’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싱어게인’ ‘슈퍼밴드’ 등이 연이어 방송되면서 방송가는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 포화 상태’인데다가 우승 상금도 수억원에 달하고 방송사가 나서 사후관리까지 해준다.

‘강변가요제’도 이를 의식한 탓인지 과거와 달리 만 17세 이상의 신인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장르의 제한 없이 본인의 창작곡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우승자 상금도 1억원으로 책정했다. 

한때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 명곡을 배출했던 추억의 오디션이 완전한 부활을 할지, 아니면 일회성으로 끝날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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