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대한노인회 부회장, 48년 전 신림동 ‘순대골목’서 첫 진료 H+양지병원일궈
김철수 대한노인회 부회장, 48년 전 신림동 ‘순대골목’서 첫 진료 H+양지병원일궈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9.02 14:13
  • 호수 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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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으로 17대 총선서 이해찬 전 총리에 근소한 표차로 져 주목 받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중앙회 회장단에서 현역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이가 김철수(78)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의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나라 개인병원 중 가장 규모가 큰 병원 중 하나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으로 지금도 하루 30~4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의학·보건행정학·법학박사 등 3개 박사학위를 소지할 정도로 성실하고 부지런한 삶을 살았다. 그가 맨손으로 일군 양지병원은 130여명의 의료진, 13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종합병원이다. 미국 시사전문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한국의 최고병원 100개’에 들기도 했다. 국가건강검진 수검률도 관악구에서 1위다. 

김 부회장은 한때 정치에 뜻을 둔 적이 있다.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장, 새누리당 관악을 당협위원장을 지내며 국회의원 선거에 3차례 출마했다. 현재도 국민의힘 중앙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후보 노인정책지원본부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당선에 일정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말,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양지병원 2층 진료실에서 김 부회장을 만나 코로나 예방과 46년 의료인의 삶을 들었다.

-대한노인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제가 의사이지만 복지행정을 전공했다. 연세대에서 행정학석사를 하고 단국대에서 복지행정학박사를 한 다음 그 대학원에서 8년간 강의도 했다. 노인복지 논문도 많이 썼다. 주변에서 저를 잘 아는 분들이 (부회장으로)추천해 오게 됐다.”

-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느낀 소감은.

“노인복지제도가 예전보다 향상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대한노인회와 함께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노인복지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과 공감대를 갖고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 의료복지 수준을 어떻게 보나.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의료보험 분야는 세계 1위다. 의료기술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못지않다.” 

-하루에만 수십 차례 병원을 찾는 노인도 있다고.

“소위 ‘의료쇼핑’을 말하는데 병원을 자주 찾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런 경우가 있어선 안 된다.”

-‘의료쇼핑’을 막는 방법은.

“노인일지라도 그런 환자에 대해선 복지부에서 보험료를 좀 더 내게 하는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 

-노인 나이 상향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몇 세가 적당하다고 보는가.

“일단 68세로 하고 이후에 70세로 단계적으로 올렸으면 한다.”

-노인 건강 유지 방법은.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에선 감염병 예방관리가 시급하다. 노년층은 면역력 증강이 필요한 나이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근력을 유지하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건강의 첫째 조건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사는.

“나이가 들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혈관질환이 생긴다.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음식은 너무 짜게 먹는 것을 삼가고, 기름진 육류 대신 섬유소와 단백질이 많은 채소와 해조류, 생선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흡연·음주·가족력 등 혈관관리의 다른 위험 요소가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정기 건강검진은 필수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정치에 뜻을 둔 계기는.

“관악구민을 위한 의료봉사의 삶을 살아오면서 공공의료와 지역의료기반 확충, 주민을 위한 현실적 의료정책 등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대한병원협회장을 맡아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시급한 의료정책 수립과 보건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한계를 느껴 좀 더 큰 무대로 나가 제 뜻을 실현하고자 했다.”

김 부회장은 17대 총선에 정치 신인으로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근소한 표차로 패해 화제가 됐다. 18대 총선에 다시 도전했지만 낙선했고,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지만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김 부회장은 “아직도 정치에 미련이 있는지”라고 묻자 “오세훈 서울시장을 오래 전부터 지원해오고 있고, 지금도 국민의힘 중앙후원회장으로 있다”며 “후배들이 잘 하고 있고, 후원회장으로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됐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지병원의 오늘이 있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겠다.

“1976년 서울 신림동 ‘순대골목’에서 아내 ‘김란희 산부인과’와 ‘김철수 내과’로 출발했다. 낙후지역의 소외계층과 서민의 건강보건을 위해 헌신해야겠다는 각오에서였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병원 간의 경쟁이 심하고 병원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정도를 걷는 자세가 중요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서울대 재학 시절 우리 병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웃음).”

김 부회장 집안은 ‘의사 가족’이다. 부인과 며느리는 양지병원 산부인과 의사이고, 장남(김상일)은 양지병원 원장으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다. 김 원장은 코로나 감염 여부 검사의 시간과 현장 감염의 위험을 파격적으로 줄인 ‘워크스루’ 진료소를 개발해 특허를 얻기도 했다.  

-진료 에피소드라면.

“70대 할머니가 배가 아프다고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체한 줄 알았는데 진단을 해보니 담석증이었다. 담낭 제거수술을 한 뒤 건강이 좋아진  할머니가 한여름에 땀을 흘리며 저를 찾아와 손수건에 싼 담배 두 갑을 내밀었다. 고맙게 받으며 절을 하면서 의사의 보람을 느꼈다.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없어 담배는 다른 직원에게 줬다.” 

김 부회장의 사회공헌 활동도 왕성하다. 2014년부터 탈북자 및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무료진료를 실시했고, 5억원 상당의 의약품 및 고급구급함을 전달하고 형편이 어려운 대상자에겐 치료비지원사업을 실시했다. 모범학생 장학금 지원에 총 4억4510만원을 기탁했다. 김 부회장은 여러 공적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모란장을 비롯 다수의 공로표창장을 수상했다.

김 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병원 그 이상의 병원’으로 만들고, 환자에게 ‘좋은 의사’로 기억되는 것이 소망”이라며 “대한노인회 발전과 노인복지증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수 대한노인회 부회장(양지병원 원장) 프로필

▷전북 김제 출생(1944년) ▷전남대 의대 졸업 ▷서울대 대학원 의학석사 ▷연세대 대학원 행정학석사 ▷고려대 대학원 의학박사 ▷단국대 대학원 보건행정학박사 ▷경희대 대학원 법학박사 ▷전 대한병원협회 회장 ▷UN피스코 의료봉사단장 ▷민주평통자문위원회 의료봉사단장 ▷국민의힘 중앙후원회장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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