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온난화, 세계평균보다 두배 이상 빨라
한반도 온난화, 세계평균보다 두배 이상 빨라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5.12 10:54
  • 호수 1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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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말 제주, 남해안 일대 겨울 사라질 수도
▲ 지구의 날(4월 22일)을 기념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체계적인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4월 19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캠페인에서 한 관계자가 대형 지구모형 앞에서 개구리 의상을 입고 지구 온난화 경고 문구를 시민들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행사 주최측은 개구리에게 평균기온 1도 상승은 인간에게는 35~40도 상승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지구가 온난화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온난화는 세계 평균보다 두배나 빠른 것으로 조사돼 종합적인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기상청(청장 전병성)은 최근 발간한 ‘기후변화 이해하기 II -한반도 기후변화: 현재와 미래’를 통해 “지난 100여년(1912~2008)간 한반도의 연평균기온은 1.7℃ 상승했고, 연강수량은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기간(1905~2005) 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평균 0.74℃, 최고 0.92℃인 것을 감안하면 한반도는 다른 나라들보다 두배 이상 더워진 것이다.

특히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온난화 속도는 더욱 가속화 돼 2000년대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990년대에 비해 0.2℃ 더 상승했다.(한반도 자료는 6개 관측지점 강릉,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평균)

강우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강우 형태도 바뀌었다. 강수량은 여름철 호우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며, 겨울철 강수 형태가 점차 강설에서 강우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10여년간 강원 영동지역에는 수차례 전례없는 물난리와 가뭄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오랜시간 터전을 지킨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계절적인 변화도 뚜렷하다.

겨울철 지속일이 22~49일 짧아져, 봄이 빨리 찾아오고 여름이 13~17일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개화일도 빨라지고, 농작물등을 파종하는 시기도 혼선을 빗고 있다.

과거 제주도를 제외한 곳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했던 바나나와 밀감이 남해안 일대 재배가 가능해지는가 하면, 경기 북부지역에서도 포도 농사가 가능해졌다.

제주도에서 40여년간 어업에 종사한 고종식(69) 선장은 “최근 잡히는 물고기들 중 이름을 몰라 그냥 ‘빨간 고기’로 부른다”며 “남해안 일대 어장에 아열대성 물고기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기상연구소는 기후변화모델 실험을 통해 얻은 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통해 2100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현재의 2배에 도달할 경우 21세기말(2079~2100년)에는 20세기말(1979~2000년)에 비해 한반도 연평균기온이 4℃ 증가하고, 연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강수량의 시공간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가뭄 및 호우와 같은 상반된 강수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졌고, 태풍도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기후의 급작스런 변화는 예기치 못했던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고,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모기 등 유해곤충, 조수(鳥獸)의 창궐 등 여러 가지 변수를 낳을 수 있어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돼 한반도 기온이 4℃ 상승한다면, 21세기말 제주도, 울릉도, 동해안, 남해안 지역의 경우 겨울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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