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장애 있다면 치매 위험 높아”
“수면 장애 있다면 치매 위험 높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9.15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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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시간 짧을수록 치매 유발 단백질 뇌에 침착
치매 예방 위해 건강한 수면 생활습관 중요
중앙대병원 신경과 한수현 교수(오른쪽)가 수면장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한수현 교수(오른쪽)가 수면장애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수면장애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어 건강한 수면습관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밀로이드 이상 단백질들이 뇌에 침착이 되면서 뇌 손상을 일으켜 인지기능 장애를 유발함으로써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에는 나이 및 노화, 뇌경색,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혈관질환, 흡연, 음주, 가족력, 뇌 손상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수면장애 또한 이러한 치매의 위험인자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어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 있어 수면은 에너지를 보존하고 신체를 회복하며 특히 기억을 공고화해서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체내 생명 활동을 위한 여러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기억력은 일상에서 낮 동안에 여러 활동을 하게 되면 뇌의 해마에 기억이 단기기억으로 등록돼 임시 저장되었다가 밤에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 장기기억화 되면서 대뇌피질로 전파되기 때문에 수면이 기억의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수현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일 때 뇌에 여러 가지 이상 단백질이 축적이 되는데, 뇌의 글림프 시스템은 이러한 단백질들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그런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 단백질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잘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역학조사 연구들에서도 잠을 잘 자는 그룹과 못 자는 그룹의 인지기능에 차이가 난다는 결과들이 밝혀진 바 있다. 70세에서 81세의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학술지(Alzheimer Dis Assoc Disord) 연구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7시간 이상인 경우보다 기억력 및 주의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저하됐다. 또한 입면이나 수면 유지 혹은 규칙적인 수면이 어려운 등의 불면 증상이 있을 경우에도 전반적인 인지기능 점수가 더 낮게 확인됐다. 

국제수면의학저널(Sleep Medicine)이 65세 이상의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연구에서도 수면시간 6.5시간 미만인 경우, 10년 후 인지기능의 저하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현 교수는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위해서는 수면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실제 수면장애의 원인은 단순한 불면증에서부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운동증, 일주기성 수면장애, 렘수면 행동장애 등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을 잘 자려면 높은 수면 욕구와 규칙적인 생체리듬에 있어 적절한 수면 타이밍, 낮은 각성 수준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규칙적인 생활과 평소 낮에 햇볕을 많이 접하고, 각성 상태 조절을 위해서 일부러 자려고 과도하게 신경을 쓰지 말고 자기 전 심호흡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고 생각을 멈추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잠을 잘자기 위해서는 잠자리 혹은 침실을 잠을 자는 공간으로만 활용하고 수면을 방해하는 활동은 침실 밖에서 하도록 해 잠자리, 취침시간, 침실 등 수면을 조절하는 자극 조건들과 수면 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졸릴 때만 잠자리에 눕고, 피곤할 때는 눕지 않으며 잠이 안온다면 침대에서 나와 졸릴 때 다시 돌아오고, 수면시간과 무관하게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잠이 들지 않고 누워있는 시간이 길다면 수면의 효율이 저하되며, 그로 인해 더욱 숙면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줄이는 ‘수면제한요법’이 수면장애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제한요법’은 경도의 수면 부족을 인위적으로 유발해 수면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인데, 깨어 있는 시간을 길게 하여 수면 압박을 증가시키는 치료법으로 수면 향상성에 의해 더 잘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자기 전에 5초 동안 숨을 들여 마셨다 5초 동안 내쉬는 심호흡을 하는 ‘이완요법’ 또한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심호흡을 하게 되면 부교감신경 활성을 증가시켜 몸에 안정감을 준다.  

한 교수는 “환자와 치료자가 반복적으로 수면에 대해 상담하면서 만성불면증에서 동반되는 잘못된 수면습관이나 믿음을 교정하고 수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인지행동치료’는 만성 불면증에 있어 가장 우선시 되는 치료법으로 치료 효과가 좋을 경우 기존에 복용하던 수면제를 줄여서 끊을 수도 있다”며 “잠에 대한 잘못된 역기능적 사고들이 오히려 잠을 더 못자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전문의를 찾아 불면증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불면으로 인한 건강상, 심리적인 이유들이 부각되어 생기는 불안에 대한 자동화 사고를 점검하고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원칙

1.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2. 잠자는 환경이 조용하고 환하지 않도록 하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3.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자기 전 지나친 운동은 피한다. 

4.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은 피한다.

5. 자기 전에 흡연이나 음주를 피한다. 

6. 자기 전 따뜻한 목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7. 허기진 상태나 과식은 피한다.

8. 잠자리에서 시계를 보거나 휴대전화, TV, 책을 보는 것은 피한다.

9.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깨었을 때 일어나 다른 일은 해보다 잠이 오면 잠자리로 가도록 한다.

10.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출처: 대한수면연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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