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구급차, 응급환자 구명률 높인다
똑똑해진 구급차, 응급환자 구명률 높인다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5.12 14:13
  • 호수 16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응급상황 원격진료, 병력 등 실시간 전송 가능
올 하반기 응급의료체계에 첨단장비를 도입해 보다 ‘똑똑해진’ 구급차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이 구급차는 이송 중인 응급환자의 호흡이나 맥박 등 생체 징후와 동영상 정보를 119종합정보센터에 보내 원격진료가 가능하고 당뇨, 혈압, 투약정보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을 수 있어 만성·복합 질환이 많은 노년층의 응급상황에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처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소방방재청은 국비와 지방비를 절반씩, 총 216억원을 들여 서울과 수도권에 32대, 여타 지방자치단체에 76대 등 총 108대의 중환자용 구급차를 배치해 올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구급차는 ‘원격화상 응급처치’(Telemetry)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심전도, 호흡, 맥박, 혈압, 체온, 혈중 산소포화도, 혈당 등 7가지 생체징후 측정 결과와 동영상을 119종합정보센터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센터 내에 근무하는 지도의사는 이 정보를 활용해 원격진료를 하게 된다. 구급차에서 측정된 환자의 생체징후 결과는 119종합정보센터가 응급의료진 대기를 요청한 병원에도 동시 전송돼 전문처치를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환자의 신속한 이송과 응급처치 미흡에 따른 외상환자 예방가능 사망률이 우리나라는 32.6%로 선진국의 15%보다 높고 심정지 환자 소생률도 4.6%로 선진국(15%)보다 낮다”며 “중환자용 구급차 도입으로 환자 구명(求命)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도 현재 10대의 119 구급차에 적용해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U-응급의료지도 시스템’을 연말까지 모든 구급차와 일부 선박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복지시설 거주자나 방문간호 대상자, 만성질환자 등의 의료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이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에 이 정보를 참고로 필요한 처치를 하게 된다.

또 구급대원이 이동형 의료장비로 환자의 상태를 병원으로 전송하면 전문의가 이를 토대로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필요할 경우 화상 시스템으로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응급처치를 도와준다.

아직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119 구급차 49대 가운데 29대는 부산시 예산으로 구축하고, 나머지 20대는 소방방재청이 지원키로 했다.

또 선박의 입·출항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여객선과 화물선, 원양어선 등 3척의 선박에도 시범적으로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선박의 경우 운항도중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가까운 항구로 이동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 제 때 필요한 처치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아 이같은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환자가 평소 진료 받던 병원이 아닌 곳으로 후송될 경우 다시 검사를 하고 수술동의서를 받는 등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환자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그런 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기술을 응용한 이런 다양한 진료시스템은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영국·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복지관이나 응급의료센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폭넓게 제공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