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경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영통구지회장 “경로당 회장이 바로 서야 경로당 잘 돼…회장단 교육 필요해”
김열경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영통구지회장 “경로당 회장이 바로 서야 경로당 잘 돼…회장단 교육 필요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9.19 10:02
  • 호수 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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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놀이·민요·합창 등 3개 예술단, 지회 자랑거리… 구청서 적극 지원

수원의 4개 구 노인회장들과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현안 해결할 터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로당이 잘되고 못되고는 경로당 회장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김열경(82)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수원시영통구지회장은 9월 초 어느 날, 경로당 사활에 경로당 회장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같이 말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지회장이 일일이 경로당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로당 회장에게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 인센티브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경로당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활동비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이와 함께 “조직엔 반드시 규율과 규칙이 필요하다”며 “경로당 회장이 바로서기 위해선 그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교육 당위성도 언급했다. 

김 지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원래의 사업계획서대로 전반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도 “올해 불과 3개월 밖에 안 남았지만 한궁 및 장기·바둑대회 등 개최, 경로당 회장 문화탐방, 노인대학 졸업여행, 지회 창립기념일 행사와 노인지도자 대회 등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는 수원시의 4개 구 중에서 가장 나중에 생긴 구로서, 주민 수 36만여명, 노인인구 2만3000여명의 ‘젊은 도시’다. 수원시영통구지회에는 130여개 경로당, 회원 4000여명이 있다. 

김 지회장은 서울시청 공무원 생활을 거쳐 수산업협동조합 중앙회에 근무했다. 수원시영통구지회 산하 경로당 회장과 광교노인대학장을 지냈다. 2018년 12월 10일에 제5대 수원시영통구지회장에 취임했다.

-경로당 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가 경로당을 다녀보면서 경로당 회장이란 자리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장이 바로 서고 모든 여건만 갖춰진다면 (회원들이)관리해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로당이다.”

-일부에선 경로당 회장 선거가 치열하다고 들었다.

“그런 곳도 있지만 경로당 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데도 있다. 원인이 무언가 분석을 해보니 그 자리가 아무리 봉사 직이라고 하더라도 아침 일찍 나와문을 열고 또 늦게 문을 잠그는 등 활동을 하는데 비해 아무런 댓가가 없기 때문이다.”

-통장도 활동비를 받는데.

“제가 알기론 통장은 공직에 준해서 활동비도 상당히 받고 각종 혜택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통장보다도 훨씬 많은 일을 하는 경로당 회장에겐 활동비가 전혀 없다. 꼭 (활동비를)주어야겠다는 목적보다는 조금이라도 지급함으로써 사기진작은 물론 그에 대한 책임감도 생길 뿐더러 사명감이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이 가능한지. 

“수원시의 4개 구 지회장이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도 공유하고 시에 대한 건의 사항도 논의하곤 한다. 이 문제는 가장 큰 현안으로 지회장들이 힘을 합쳐 함께 풀어가려고 한다. 수원의 500개 가까운 경로당 회장들께 최소 월 10만원씩만 지급한다고 해도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조만간 수원시장, 경기도지사를 차례로 만나 상의할 예정이다.”

김열경 경기 수원시영통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뒤편이 이상실 사무국장
김열경 경기 수원시영통구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뒤편이 이상실 사무국장

-취임 4년차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우리 지회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예술단 사업이다. 일부 지회에는 하나도 없는 예술단을 우리는 3개나 보유하고 있다. 시니어사물놀이단, 시니어민요단, 실버합창단이 그것이다. 평소 지회 강당에서 번갈아 연습하는 이분들이 어버이날, 노인의 날 같은 행사에서 흥겨운 연주를 들려준다. 경로당 개소식이나 지회 행사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어떻게 3개나 생겨났나.

“처음엔 경로당 여가 프로그램의 하나로 사물놀이를 시작했다. 그게 반응이 좋아 뒤이어 민요단과 합창단이 만들어졌다. 구청에서 연 1,300만원을 지원해준다.”

-또 다른 성과는.

“노인일자리가 활성화 됐다. 여긴 노인일자리를 복지관, 시니어클럽과 나눠서 하는데 이 부분도 검토가 돼야 할 것이다. 우리는 경로복지도우미, 노노케어, 동네지킴이 등에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동네지킴이는 사고 예방 차원에서 지역 곳곳을 순찰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신고해 신속히 대처하는 등의 일을 한다.”

-민간 취업은.

“새로 조성된 도시라 기존의 공장들이 외곽으로 밀려나 노인들이 취업할 만한 공장이 별로 없다.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아파트나 상가의 경비가 대부분이다.”   

김 지회장은 이어 “일자리서부터 경로당 관리까지 우리 지회 직원들이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일을 열심히 잘 해줘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공무원을 그만둔 배경은.

“공무원 월급이 너무 박해 투잡(가정교사)을 하기도 했다. 10년 정도 하다가 수산업에 진출했다.”

-수산업이라면 배를 탔는지.

“배를 가지고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고 회사를 만들어 해외 수산물 무역업에 종사했다. 수산업 분야는 수산물의 생산량, 시세 등에 관한 정보가 생명이다. 세계 어느 곳에, 어떤 생선이 많이 잡히는 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남미에서 많이 잡히는 대형오징어를 수입해 오징어가 귀해진 한국에 판매하는 식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서울과 수원에 사는 딸 내외와 가까이 지낼 겸 2012년 부산에서 수원으로 올라왔다. 아파트단지의 새로 생긴 경로당에 회칙 등을 만들어주면서 인연을 맺고 그곳 회장을 했다. 이후 노인대학장을 거쳐 주위의 권유로 지회장 선거에 나서 압도적인 표 차(95.4%)로 당선됐다.”

-노인대학장으로서 역점을 둔 부분은.

“인사말 할 일이 생기면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집에 혼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노인대학에 나와 새로운 것도 배우고, 어울려서 취미활동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관리가 된다고 말씀드렸다. 노인대학이 영통과 광교 두 곳에 있으며, 노인대학장도 두 분이다.” 

김열경 영통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회장으로서의 보람’을 묻자, “경로당 회장과 수시로 안부를 나누며, 서로 왕래도 하고, 어려운 일 생기면 가서 해결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외부의 지원을 받아 채워 드리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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