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혈관이 풍선처럼 부푸는 ‘복부대동맥류’의 증상과 치료
뱃속 혈관이 풍선처럼 부푸는 ‘복부대동맥류’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9.19 14:52
  • 호수 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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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경화·고혈압·흡연 등이 원인… 복부초음파검사 등 조기 검진 중요

복부에 덩어리 만져지면 병원 가야… 고령자엔 ‘스텐트 삽입술’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복부대동맥은 복부에 있는 가장 큰 혈관으로, 이 혈관을 통해 각각의 장기로 혈액이 공급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크기가 정상 혈관 대비 1.5배 이상 늘어나기도 하는데, 이를 ‘복부대동맥류’라고 한다. 

혈관이 크게 부풀어 올라 파열되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몇 해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현민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예고없이 터질 위험이 있는 질환으로서 터지면 엄청난 양의 출혈이 발생, 수 분 내에 사망할 수 있다”며 “평소 가족력이 있거나 배에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사전검진을 통해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부대동맥류’는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려운데,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터지게 되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은 복부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환자의 CT 사진 모습.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복부대동맥류’는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어려운데,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터지게 되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은 복부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환자의 CT 사진 모습. 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복부대동맥류의 원인과 진단

복부대동맥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는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주요 위험 인자는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유전적 질환과 외상, 선천적 기형과 감염 등이다. 

주로 50대 이후에 진행되기 시작하며, 우리나라 60대 이상 인구 중 1~5%가 이미 작은 복부대동맥류를 갖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여성보다 남성에서 5~6배 더 잘 생기며, 흡연은 발병 위험률을 3~6배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60대 이상 흡연자로서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앓고 있으면 발병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처럼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가족 중 복부대동맥류 환자가 있을 경우에는 복부초음파검사와 같은 검진을 정기적으로 하는 게 좋다. 복부대동맥류 환자는 조기 검진 외 위험을 피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복부대동맥류는 복부초음파검사나 복부 CT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정상 복부대동맥 직경은 2㎝ 안팎인데, 일반적으로 대동맥의 직경이 3㎝를 넘으면 복부대동맥류 로 진단한다.

◇복부대동맥류의 증상

복부대동맥류는 천천히 몇 해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복부에서 혹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에 큰 덩어리가 만져지는 게 아니라 서서히 커지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길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위가 허전하거나 가슴이 불쾌하고 울렁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구토나 복통, 복부 팽만감, 요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복부대동맥류가 갑자기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심한 복통이나 요통이 발생하면서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의 치료

복부대동맥류의 기본적인 치료에는 수술과 시술이 있으며, 환자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다. 

시술은 국소마취 후 서혜부(사타구니) 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 스텐트로 된 인공혈관을 대동맥 안에 삽입하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있다. 보통 전신마취 없이 1~2시간이 소요되고, 개복이 필요 없어 통증과 합병증 부담이 적다. 이에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동맥류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삽입한 스텐트 그라프트와 혈관벽 사이에 피가 샌다면, 혈관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시술 후 정기적인 검사가 동반돼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복부를 절개해 늘어난 대동맥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대동맥 치환술’을 진행한다. 수술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5~6시간 정도 소요되며, 대동맥류 자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로 인한 재시술이나 재수술 가능성이 시술보다 낮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복부를 30㎝ 이상 절개하는 수술은 커다란 흉터, 심한 통증,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수술 후 사망률도 5~1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고 교수는 “대동맥 치환술은 심장이나 폐, 신장 등에 무리가 가면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수술이지만, 장기적으로 감염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젊은 환자나 전신상태가 양호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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