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연예인의 괘씸한 음주운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연예인의 괘씸한 음주운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10.04 09:53
  • 호수 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추석 전북 군산에 사는 20년지기 친구가 서울로 올라와 만났다. 서로 바삐 살다 보니 몇 년 만에 얼굴을 보는 것이었다. 20대 이후 만나면 늘 술자리를 가졌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둘 다 운전을 해야 했기에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물론 대리운전이라는 좋은 시스템을 이용해도 됐지만 만나야 할 친척들이 많아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다음에 군산에 놀러 가면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것으로 하고 이날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필자는 뒤늦게 운전을 시작한 편이다. 2년 전 면허를 딴 그날 친구들은 한 목소리로 필자에게 ”술 마시고 절대 운전을 하지말라”고 충고했다. 당연히 음주운전을 할 마음도 없었지만 평소 농담만 하는 친구들의 웃음기 없는 조언이었기에 제1원칙으로 삼아 지키고 있다. 다행히 필자 주변에는 음주운전을 시도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최근 유명 배우 곽도원 씨가 제주도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큰 실망감을 안겼다. 곽 씨 외에도 올해 들어 여러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자숙기’에 들어갔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점도 이해된다. 문제는 음주운전이 신종 범죄가 아니라는 것이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연예인이 음주운전을 하면 수년간 방송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시선이 따가웠다. 윤창호법이 제정되지 않았음에도 음주운전을 그만큼 죄악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처벌이 강해지고 있지만 연예인들의 자숙기간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일 년도 채 안 돼 복귀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래서일까. ‘몇 달 쉬다 복귀하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다르다. 음주운전을 시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살인미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음주운전을 자행하는 연예인들은 확실히 학습능력이 부족해 보인다. 최소 100명 이상이 취중 운전 때문에 밥줄인 연예계를 떠날 뻔했는데도 같은 행태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하다. 일각에서는 사생활 노출을 꺼려 대리기사를 부르지 못한 것이라 옹호하기도 하지만 그게 싫다면 집 근처에서 마시면 된다.

물론 대부분의 연예인은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 대중들의 사랑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만큼 배신하지 않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음주운전을 한 연예인들은 이런 동료들의 노력에도 먹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이유로 음주운전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은 과거처럼 강력하게 막아야 한다. 학습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위해 과한 페널티로 발본색원할 필요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