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북 경주시지회 소속 후곡자원봉사단 “태풍 침수 가구 복구 작업 가장 보람”
대한노인회 경북 경주시지회 소속 후곡자원봉사단 “태풍 침수 가구 복구 작업 가장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04 13:41
  • 호수 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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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북 경주시지회의 후곡자원봉사단원들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월성동의 한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경주시지회의 후곡자원봉사단원들이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입은 월성동의 한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왕릉 관리·마을 꽃길 가꾸기·독거노인 농가일손돕기 등

도움 필요한 집 찾으려 마을 순회할 정도로 헌신적 봉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주시 월성동에는 선덕왕·신무왕·효공왕 등 여럿 왕의 능이 모여 있다. 왕릉이 늘 깨끗하고 고품 있게 보이도록 관리하는 어르신들이 바로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소속의 후곡자원봉사단(단장 정원화) 단원들이다. 이 봉사단은 월성 분회 동방후곡경로당 가까이 있는 신무왕릉을 부모 묘 모시 듯 정성껏 돌보고 있다.

이 경로당의 회장이자 후곡자원봉사단을 이끄는 정원화(72) 단장은 “시에선 일년에 한두 번 풀 베러 올 뿐 그 외에는 우리 봉사단이 관광객이 버리고 간 휴지 등을 줍고, 능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계도한다”며 “경주의 자랑스런 유산을 잘 보존해 후손에 물려주는 일은 시민이자 노인이 해야 할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경로당 회원 중 60대 후반~90대 초반의 남녀 어르신 20명이 주축이 돼 2018년에 출범했다. 마을 꽃길 가꾸기, 청소 등 환경정화, 독거노인 농가일손돕기, 왕릉 보호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온 정 단장은 72명의 회원을 둔 경로당을 모범적으로 운영해 주위에서 ‘일 잘하는 회장님’으로 불린다.  

경로당 총무이기도 한 정문화 봉사단 총무는 “마을 입구 도로변에 꽃씨를 뿌려 걷고 싶은 마을길로 만들고, 일손이 필요한 독거어르신 농가를 찾아가 마늘과 양파 수확을 돕는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최근에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된 집과 논을 복구했던 날이 ‘가장 땀을 많이 흘린 날’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월 중순, 월성동의 한 주택이 하천 범람으로 물에 잠겨 장독대가 깨지고 방안이 온통 물에 잠겼다. 정 단장 등 봉사단원은 지체 없이 삽과 청소도구를 가져다 침수 가구의 복구에 나섰다.  

정 단장은 “장독에 있던 된장, 간장이 다 못먹게 됐고 이불, 냉장고 등 살림살이도 재사용이 불가능했다”며 “1톤 트럭 5대 분량의 가재도구를 실어 보낸 뒤 물로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했다”고 말했다.

이날 복구 현장에서 가장 열심히 몸을 움직인 단원 중 한 사람은 최고 연장자인 이재희(92) 어르신이었다. 봉사 날마다 빠짐없이 얼굴을 보일 정도로 건강한 편인 이 어르신은 “흙투성인 그릇과 도마 등을 물로 깨끗이 닦아서 햇빛에 말렸다”며 “우리 단원들이 열심히 닦고 쓸고 해 말끔해진 집안을 보는 순간 힘든 것을 잊었다”고 말했다.

구승회 경주시지회장은 “후곡자원봉사단은 지회 산하 자원봉사단 가운데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봉사단 중 하나”라며 “정 단장님은 평소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집을 찾으러 일부러 마을을 순회할 정도로 봉사단 활동에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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