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사찰 돌아보는 법”
[백세시대 / 세상읽기] “사찰 돌아보는 법”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17 11:04
  • 호수 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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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최근에 경북 상주의 천년고찰 남장사를 다녀오고 나서 아쉬움이 컸다.  

신라 832년(흥덕왕 7)부터 존재해온 남장사를 찾았을 때 법당으로 바로 들어가는 위치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다시 차를 타고 나온 탓에 일주문은 구경도 못했다. 그런데 남장사 일주문이 경북 유형문화재 468호로, 조선후기의 건축·조각 기법이 잘 보존된 가치 있는 건축물이란 사실을 뒤늦게 인터넷을 통해 알았다. 힘들게 찾아간 절의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를 몰라 이처럼 소중한 문화재를 놓친 게 못내 아쉬웠다.  

대부분 사찰이 소유한 국보급 문화재를 확인하고, 대웅전 내부를 살펴본 뒤 경내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절 밖을 나온다. 법당의 부처님들도 각자 이름이 있고, 내벽의 탱화도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는 사실은 모른 채 높다란 천정의 단청만 올려다보고 마는 식이다. 

때마침 한 스님의 ‘사찰을 돌아보는 법’ 유튜브를 보고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절 곳곳마다 존재 이유와 기능을 안다면 방문의 가치와 효과가 더 높아질 것이란 스님의 말 때문이다. 

사찰은 수행·예경·교육·전법·봉사의 장소이자, 역사와 문화, 생태와 녹지, 지역주민의 쉼터이자 자기 성찰의 장소이다. 현대인의 정서와 생활환경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데 템플 스테이가 대표적이다. 사찰의 첫 관문인 일주문은 사바세계에서 정토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 문 앞에서 합장을 하고 사바세계의 모든 근심과 생각을 끊고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간다 생각하고 통과한다.

일주문 다음으로 사천왕문이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복해 불법을 지키는 신장으로 거듭난 이들이다. 각각 동서남북 네 방위를 지키는 천왕으로 지국천왕(동), 증장천왕(남), 광목천왕(서), 다문천왕(북) 등이다.

불이문(不二門)은 해탈문 혹은 극락문이라고도 한다. ‘불이’는 진리 그 자체를 달리 표현한 말로,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한다. 이 문에 들어서면서 부처님 나라, 불국정토에 다다른다.

누각은 이층 다락집 형태로 법당과 마주하는 곳에 위치한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광명이 가득한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문보다 천정이 낮아서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된다. 법고(法鼓)는 천상과 지옥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울린다. 범종, 목어, 운판 등을 갖춰놓았다. 아침 예불에 28번, 정오에 12번, 저녁에 33번 치는 사찰도 있다. 

법당은 부처님을 모신 공간으로 불전 혹은 금당이라고도 한다. 대웅전, 대적광전, 무량수전, 미륵전, 극락전처럼 모시는 부처님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법당은 상단, 중단, 하단의 삼중 구조로 돼 있다. 부처님 또는 보살님이 앉아 있는 정면 중앙의 단상이 상단이다. 중단은 오른쪽 벽면의 탱화를 말한다.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 등 불법을 수호하는 수호신인 팔부신장을 그려 넣었다. 하단은 영가의 위패를 모신 단으로 영단이라고도 한다. 상·중·하단의 순으로 예를 올린다.

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나 경전을 모신 성스러운 조형물이다. 탑 앞에서 3배를 올리거나 탑을 오른쪽으로 두고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빈다.

부도(浮屠)는 스님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대개 경내 주변이나 외진 곳에 위치한다.

요사는 사찰 내 대중이 생활하는 건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큰방, 선방, 강당, 사무실. 후원(부엌). 해우소까지 포함한다. 

이 같은 내용을 기억하고 경내 곳곳을 천천히 음미하며 돌아보면 더욱 뜻 깊은 사찰 방문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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