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경로당,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5.20 16:33
  • 호수 17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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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노래, 영어, 국어, 북카페 등

▲ 홍익실버문화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생활댄스 삼매경에 빠져있다.

어르신들이 소일하는 장소로 이용돼 왔던 경로당이 노인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고스톱이나 술판 대신 춤과 노래, 영어, 북카페 등 문화생활 프로그램이 마련돼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경로당을 다양한 계층의 노인들이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경로당 문화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2010년까지 경로당 94곳에 90억원을 지원해 휴게, 문화, 클럽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 지역 100㎡ 이상 경로당 중 19곳을 선정해 3000만~1억원의 비용을 지원해 시설 개선에 나섰다.

최근에는 지정된 문화센터가 속속 개소하면서 어르신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서울시 뿐 아니라 각 지자체가 적극 나서는가 하면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경로당을 개혁,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경로당에 '문화센터'라는 간판을 내걸고 문화생활을 적극 누리고 있는 서울 마포의 홍익경로당이 대표적인 사례다.

홍익경로당 어르신들은 지난 4월 9일 경로당 2층에 '홍익실버문화센터'라는 이름으로 기존 경로당과 다른 문화공간을 마련했다.

홍익실버문화센터는 서울시의 ‘9988 어르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시행되는 경로당문화르네상스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노인문화활동의 거점센터로 탈바꿈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오후 전문강사와 함께 생활댄스를 비롯해 요가, 한글, 영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고 영화도 관람한다.

홍익실버문화센터를 이용하는 박기남(65)씨는 “경로당에 문화공간이 마련되면서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춤과 노래들을 배울 수 있게 됐다”며 "센터가 들어선 이후 하루하루 유쾌하고 행복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경로당이 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전기공사, 도배, 장판도 바뀌고, 벽거울, 노래방기기, 영화스크린, 스피커 등도 새롭게 추가됐다. 또 칙칙했던 건물 외벽도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꽃, 나무, 사슴이 등장하는 벽화를 그려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 놓았다.

홍익경로당 장태식(80) 회장은 “기존에는 단순히 소일하거나 화투로 시간을 보내던 회원들이 여가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며 “앞으로 아코디언, 수지침 등 동아리도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홍익실버문화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에 위치한 초록동경로당(회장 박정분)도 지난 3월 북카페와 프로그램실을 갖춘 노인문화센터로 탈바꿈했다.

초록동 경로당은 지난 2003년 지상 2층 연면적 430㎡ 규모로 노인복지관으로 지어졌으나 공간 활용도가 낮아 2층의 70㎡ 일부공간을 ‘북카페’로 새로 단장했다.

이곳은 각종 도서 1100여권을 비롯해 컴퓨터 5대, 노래방기기 1대, 대형TV 1대, 빔프로젝트 1대 등 여가시설 외에도 주방과 책을 볼 수 있는 열람대를 갖춰 어르신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북 카페 외에도 요일별로 인터넷이나 노래교실, 영화 상영, 웃음치료, 덩더쿵체조, 탁구교실 등의 여가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초록 경로당 전병철(72) 총무는 “북카페가 마련되기 전에만 경로당에서 아이들을 볼 기회가 없었다”며 “이젠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녀들과 함께 손잡고 문화센터를 찾아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로당이 짚공예 작품을 제작하는 작업 공간으로 활용되는 곳도 있다.

대한노인회 경기도 화성시지회(지회장 박영근)는 지난 2004년부터 어르신들의 건전한 여가생활을 도모하는 한편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지역 경로당 4곳을 짚공예 제작하는 곳으로 이용하고 있다.

40여명의 어르신들은 화성시지회 산하 비봉면 쌍학 4리 경로당을 비롯해 팔탄면 노하 1리, 장안면 장안 7리, 팔탄면 서근리 경로당 등 4곳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인형, 짚신, 똬리, 삼태기, 계란꾸러미 등 짚공예품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 고등학생들이 운영하는 쇼핑몰 ‘삼괴몰’(www.samgoe-mall.com)도 마련해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는 5월 중순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관내 소재 세류2동 통미경로당 등 19곳에서 어르신 433명을 대상으로 ‘2009년도 노인문화교실’을 운영한다.

노인문화교실은 노래교실을 비롯해 민요, 건강체조, 요가, 수지침, 한글, 치매미술, 한지공예 등 8개 등 어르신들의 신체적·육체적 건강 유지 및 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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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암 김진원 2009-05-21 16:49:46
실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경로당이 탈 바꿈해야 합니다. 건강체조 노래교실, 교양강좌, 웃음교실, 창작교실, 독서교실, 취미생활 등 얼마든지 찾으면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구리시에도 지회 경로당 관리부장의 노력으로 경로당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