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량 줄거나 너무 많아지면 신장질환 ‘위험신호’
소변량 줄거나 너무 많아지면 신장질환 ‘위험신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0.17 14:32
  • 호수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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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으로 보는 신장 건강
비정상적인 소변은 ‘신장질환’의 위험신호로, 신장이 나빠지면 거품뇨가 보이거나 소변색이 붉게 변하기도 한다. 사진은 소변검사를 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일산백병원
비정상적인 소변은 ‘신장질환’의 위험신호로, 신장이 나빠지면 거품뇨가 보이거나 소변색이 붉게 변하기도 한다. 사진은 소변검사를 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일산백병원

거품 많아지고 가라앉지 않으면 단백뇨 의심… 갈색 소변은 간에 문제

밤에 두 번 이상 화장실 가면 야간뇨… 검진 시 사구체여과율 등 확인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신장(콩팥)은 작지만 많은 일을 한다. 전해질과 혈압, 칼슘·인·비타민D를 조절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주며, 적혈구 생산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특히, 하루 약 120L의 피를 맑게 걸러주고 혈액 속의 노폐물을 제거해 소변으로 배설한다.   

신장병이 생기면 수분과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체액이 산성으로 변한다. 빈혈이 생기고, 비타민D 활성화가 안 돼 부갑상샘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하게 분비돼 뼛속의 칼슘이 빠져나간다. 그로 인해 피로감,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 가려움증, 불면증, 고혈압, 부종, 호흡 곤란, 부정맥(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이 나빠지면 소변에 이상이 생겨 거품뇨가 보이거나 소변 색이 붉게 변하기도 한다. 노폐물이 걸러지지 않은 비정상적인 소변은 ‘신장 질환’의 위험신호일 수 있다. 이에 소변량·소변색·소변습관에 따라 알 수 있는 신장질환 위험 신호에 대해 알아본다. 

◇소변량

먼저 소변량을 체크해보자. 소변량이 줄어들었다면, 몸 안의 체액량이 심하게 줄어서 빠른 시간 안에 수분과 염분을 공급해야 한다는 신호다. 의학용어로 ‘핍뇨증’으로 불린다. 소변량은 보통 하루에 500mL~3L 정도가 적당하다. 500mL 이하까지 줄면 신장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높다. 

1회 소변량은 줄었지만, 대신 자주 소변을 보면서 총량이 변하지 않았다면 방광이나 전립선 쪽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있지만, 소변이 나오지 않고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 역시 방광이나 전립선 쪽 문제일 수 있다.

반대로 소변량이 늘어도 신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량이 하루 3L 이상인 ‘다뇨증’은 호르몬 이상이거나 혈당이 높거나 이뇨제 복용, 염분이 포함된 수액을 맞았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소변을 보는 횟수만 증가하고 한 번에 보는 양은 적어 소변 총량이 늘지 않았다면 방광 질환이나 전립선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소변습관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도 문제다. 소변을 보는 횟수는 하루 5~7회 정도가 적당하다. 하루 8회가 넘거나 소변을 보는 간격이 2시간 이내라면 빈뇨에 해당한다. 

빈뇨와 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잔뇨감),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느낌,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절박뇨), 소변을 볼 때 아랫배나 요도 부근 통증(배뇨통)이 갑작스럽게 시작됐다면 우선 방광염을 의심해야 한다. 

방광염이 아니라면 과민성 방광과 같은 방광의 기능적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남자인 경우 전립선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야간뇨’도 위험신호다. 자다가 깨서 2번 이상 소변을 보면 야간뇨에 해당하는데, 이는 만성 콩팥병,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 변비가 심할 때도 야간뇨가 있을 수 있다.  

소변에서 거품이 나는 ‘거품뇨’가 보이면 신장질환을 체크해 봐야 한다. 모든 거품뇨가 단백뇨는 아니지만, 몇 분이 지나도 거품이 꺼지지 않는 경우에는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소변색

소변색도 중요하다. 소변색이 검붉거나 피처럼 빨갛거나 분홍색이면 피가 나오는 혈뇨 이외에도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횡문근 융해증) 때문일 수 있다. 

갈색뇨는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혈뇨는 사구체신염, 신장이나 방광, 전립샘의 종양, 염증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나이나 성별, 혈뇨의 양상에 따라 질병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여자가 갑자기 배뇨통, 절박뇨가 있으면서 혈뇨가 나온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남자 노인이 혈뇨가 있다가 저절로 사라졌다 하는 양상을 보이면 방광암 검사를 꼼꼼히 시행해야 한다. 

소변색이 뿌옇고 탁하거나, 소변에 찌꺼기가 있다면 염증이 있거나 음식에 함유된 요산이나 인산이 원인일 수 있다.

이밖에도 ▲몸이 붓는다(부종) ▲혈압조절이 안된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수면장애가 있다 ▲입맛이 없다 ▲음식 냄새가 역하다 ▲쥐가 잘난다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신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신장질환 검사 방법

신장질환이 의심되면 혈액검사(사구체 여과율), 소변검사, 영상검사, 방광경검사, 신장조직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 특히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치이다. 

신장이 1분 동안에 걸러주는 혈액의 양이 ‘사구체 여과율’인데, 정상 사구체 여과율은 분당 90~120mL 정도이다. 1분 동안 90~120mL 정도의 혈액을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뜻이다. 의사들이 보통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라고 흔히 말하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됐다”의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한금현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병 환자는 신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질 때까지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며 “특히, 서서히 진행된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인 경우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 신부전 시기가 되어야 증상을 자각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증상이 없는 경우 신장병이 있는지 알기 위해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검사는 혈압, 혈액 크레아티닌과 이를 계산하여 추정한 사구체 여과율, 소변 단백뇨 정도”라며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 검진에 이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빠트리지 말고 검진을 받고 수치를 꼭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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