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수한자원봉사클럽 “전 지회장, 경로당 회장들이 발 벗고 나섰다”
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수한자원봉사클럽 “전 지회장, 경로당 회장들이 발 벗고 나섰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24 14:46
  • 호수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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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수한자원봉사단원들이 거리 청소 봉사를 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지회 소속 수한자원봉사단원들이 거리 청소 봉사를 하고 있다.

경로당 한궁지도·요양원 노래체조·취약지구 환경정화 등

허성준 전 수영구지회장도 단원으로 봉사…귀감 될 만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과거 직위가 무슨 상관있나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참여하는 거지요.”

지난 10월 19일, 허성준(85) 전 대한노인회 부산 수영구지회장에게 노인자원봉사단에 가입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어 “한 달에 두 번,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모여 두 시간 가까이 봉사를 하고 다 같이 점심식사를 하며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봉사의 보람을 소개했다.

이처럼 전임 지회장이 과거 수장을 맡았던 지회의 소속 봉사단에서 일반 단원으로 봉사하는 건 드문 일이다. 

허 전 지회장은 “제가 수영구지회장으로 있을 때 봉사단이 조직됐다”며 “당시에도 지회장을 그만둔 후에는 봉사단에 참여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수한자원봉사단은 수영구지회 한궁봉사클럽에서 앞 자를 따와 지었다. 한궁에 특화된 봉사단으로 2014년 7월, 60대 후반~80대 후반의 회원 20명(남 7, 여 13명)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이 경로당 회장을 역임했거나 현재 경로당 회장 또는 회원들이다. 이들은 ▷경로당 회원 대상 한궁 지도 ▷관내 취약지역 환경정비 ▷요양시설 노래체조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박말수(75) 단장은 “한궁에 취미가 있는 노인들이 모여 봉사클럽을 결성했다”며 “수영구지회 산하 경로당을 방문해 한궁을 가르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말벗도 해드리고, 아파트와 학교 주변의 쓰레기를 줍거나 화단을 가꾸는 일 등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부녀회 등에서 20년 가까이 사회봉사를 해오고 있는 박 단장은 수영구지회 부지회장을 지냈고, 현재 민락동 만수경로당 회장이다. 2015년 부산연합회 민속경기대회, 수영구복지관 주최 곰솔실버문화축제에서 한궁 개인부 장려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탁월한 실력의 소유자이다.

박말수 단장은 “요양원 공연이라고 특별한 건 아니고 동요, 가요를 부르며 박수를 치면서 어르신들의 흥을 돋워주는 것”이라며 “그런 단순한 동작도 그분들에겐 기분전환에 커다란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 대부분이 한궁심판 자격과 한궁지도자 자격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고 실력도 뛰어나다. 허 전 지회장도 대한노인회 전국노인건강대축제 지회장 한궁 경기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봉사단원들은 봉사를 시작한 후로 심신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최규석(84) 단원은 “남을 가르치기에 앞서 실력을 갖춰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봉사라는 새로운 삶의 목적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건강해졌고, 정신적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양자 부산 수영구지회장은 “과거 지회장, 경로당 회장 등 노인지도자들이 일반 단원으로 소속돼 봉사하는 모습은 어른다운 자세로서 귀감이 될 만하다”며 “이분들이 봉사의 영역을 확산시키고, 봉사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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