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식 대한노인회 경기 군포시지회장 “이 나이에 노인회장이란 직책에 만족…공약 실현에 보람도”
이영식 대한노인회 경기 군포시지회장 “이 나이에 노인회장이란 직책에 만족…공약 실현에 보람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31 10:31
  • 호수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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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 식탁·의자 등 경로당현대화사업 수행 

지회가 기부금 영수증 발행해 업무처리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라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로당 회장님들에 대한 처우개선 등 3년 전 공약을 다 이뤘다고 본다. 이 나이에 노인회장이란 직책에 만족하며 나름 보람도 느낀다.”

이영식(77) 대한노인회 경기 군포시지회장은 복잡한 문제도 핵심을 간파해 손쉬운 해법을 제시하는 스타일의 노인지도자이다. 예컨대 경로당에 쌀이 부족하다는 민원을 접하곤 가장 쉬운 방법인 ‘돌려막기’를 하지 않았다. 즉 회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경로당의 쌀을 회원 수가 많은 경로당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고 시 지원을 더 많이 끌어내 쌀이 부족한 경로당에 지원해주는 식이다. 

이 지회장은 “지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급식 인원이 많아 쌀 부족을 겪는 경로당에 쌀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기존에 주던 쌀을 줄이면 안된다는 원칙 아래 모자라는 경로당에 추가지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포시 인구는 27만여명, 노인인구는 2만여명이다. 군포시지회에는 118개 경로당, 회원 4500여명이 있다. 이영식 지회장은 군 관련 기관 공무원으로 있다가 그만둔 후 벤처기업 고문(10년)을 지냈다. 민간주민참여 예산심의위 위원장,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등을 지내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군포시자율방범 자문위원으로 있다. 군포시 삼성마을5단지경로당 회장(7년), 군포시지회 이사, 감사를 거쳐 2019년 2월에 치른 지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보국 표창,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장관급 표창 10회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군포시지회는 군포시늘푸른노인복지관 4층에 위치해 있다. 지회 사무실 바로 옆으로 탁구, 포켓볼, 당구 등 각종 취미교실이 모여 있다. 

-어르신들이 활기찬 모습이다.

“하루에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500명 이상 된다. 어려운 분들에겐 식사도 무료여서 점심때는 몹시 붐빈다. 오늘(10월 25일)은 특히 노인일자리 관련해 사무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단독 건물이 필요할 것 같다.

“현 상태로는 사업 수행에 지장이 없다. 노인회 전용 강당이 별도로 있어 언제든 사용이 가능하고, 규모가 큰 행사를 할 때는 3층 강당에서 할 수 있어서 불편하지는 않다. 지자체에 경로당 운영비 확충을 요청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회장들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가 지회 독립회관 마련이다.

“단독회관일 경우 건물 관리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도 지회 전체 운영비에 포함된다. 우리처럼 시 운영 건물에 들어가 있는 경우는 그런 비용이 나가지 않고, 노인복지에 고스란히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취임 3년째이다. 그간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올해 1월부터 경로당 회장님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 군포시장과 시의장에게 협조를 구했을 때 그분들이 경청은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코로나 사태로 그분들과 대면할 기회도 없었다. 제가 그분들과 가까워지기까지 딱 2년 걸렸다. 그런 노력 끝에 군포시 노인복지문화 지원조례에 근거해 전 경로당 회장님들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월 5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게 됐다.”

이영식 군포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김윤순 사무국장.
이영식 군포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김윤순 사무국장.

이영식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활동비에 대해서도 이견을 피력했다. 일부에서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통·반장 수준(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선거공약과 관련해 “회원이 십여 명에 불과한 마을회관 수준의 경로당에도 똑같이 대우하기 어려운 현 실태에서 그런 말은 단지 표를 얻으려는 공약(空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선거공약에 경로당 현대화 사업이 눈에 띈다.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언제든지 들어오셔서 차 한 잔 하시라는 의미에서 지회장실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저에게 여러 민원을 얘기하는데 특히 앉았다 일어서는데 힘이 많이 들고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도 있으니 입식으로 바꿔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시의 지원금(9000만원)을 받아 전체 경로당에 테이블과 의자를 지원해드렸다. 처음에 비좁다며 원하지 않았던 경로당도 입식으로 바꾼 경로당을 가보곤 마음이 바뀌는 곳도 있었다. 입식에 대한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군포시지회는 그밖에도 ▷지회 차량 구입 ▷경로당 점심 영양식 지원 ▷국회의원·도의원·시의원과의 소통 ▷시내버스 교통비 지원 ▷즐거운 사무실 분위기 조성 등의 사업을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다.

-경로당 영양식 지원은 무언가.

“노인은 가끔씩 고단백의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로당에 소불고기를 11월~12월에 배급할 예정이다. 이것도 쉽지 않았다. 제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후원을 부탁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현대차그룹의 지정기탁으로 이뤄졌다.”

-시내버스 교통비 지원은 잘 되고 있는지.

“교통비를 지원한다는 대원칙은 세워졌다. 다만 그 대상이 65세 이상이 될지, 70세 이상이 될지를 두고 논의 중이다.”

-군포에는 전철이 들어오는데 시내버스까지 혜택이 가능할까.

“전철역과 먼 곳에 살면 버스를 타야 한다. 전철과 버스는 연계 시 할인 혜택이 주어지지만 버스만 타면 그런 게 없다. 노인들이 버스를 많이 이용하니까 당연히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어떻게 사무실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지.

“많지는 않지만 심신이 건강하지 못한 어르신들 상대하느라 직원들도 스트레스 받을 때가 있다. 가능한 한 직원들이 자기 일에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생일을 맞은 직원이 있으면 지회장실에 다 모여 케이크도 자르고 생일축하 노래도 부르며 화합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군 정보 관련 공무원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그 부분은 말하기 곤란하고 대신 제약계통의 벤처기업 고문으로 있으면서 알게 된 처치법을 소개할까 한다. 대부분 상처 부위의 진물을 깨끗이 닦아내고 가재를 덮고 붕대로 감는데 그러면 안 된다. 진물은 낫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대로 둬야 한다. 오히려 나중에 상처에 붙어버린 가재를 떼어 낸 자리가 흉터로 남을 수 있다. 상처 발생 즉시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랩 같은 걸로 감아두는 게 가장 좋다. 이를 ‘습윤 드레싱’이라고 한다.”

이영식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건의할 사항을 묻자 “피부에 와 닿는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예전처럼 지회에서 지정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신속하게 업무처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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