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통일부 장관은 무슨 일을 하나”
[백세시대 / 세상읽기] “통일부 장관은 무슨 일을 하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31 11:16
  • 호수 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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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어떤 장관을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통일부 장관”이다. 하는 일이 눈에 띄지 않고 고액의 연봉만 챙기기 때문이다. 이번 서해 공무원 ‘월북몰이’ 건만 보더라도 관련 핵심은 대통령,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등이었고, 통일부 장관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통일부 장관은 도대체 어떤 자리이고, 통일부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인터넷에는 대북정책 수립, 남북 관계개선 등의 일을 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북한이 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탄으로 날리는 판에 무슨 정책이고, 무슨 관계개선을 한다는 건지 그 존립 자체가 의구심이 든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불꽃을 튕기고 있는 가운데 최근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 전후해 유례없는 도발까지 자행하자 남한은 꼬리에 불이 붙은 쥐처럼 탈출구를 찾느라 난리법석을 피웠다. 그러나 탈출구는 없다. 북한이 하는 대로 당하는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북핵에 대응할 방법으로 자주 거론되는 시나리오가 있다. 첫 번째가  “우리도 핵을 갖자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있어온 얘기지만 미국의 반대로 꿈도 못 꾼다. 이 부분과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좌고우면(左顧右眄) 없이 불문곡직하고 핵개발을 완결했다. 그런 돌파력과 추진력이 한편으론 부러울 정도다. 한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의 원자로 시설을 감시한답시고 유엔 완장차고 북한을 뻔질나게 들락거렸지만 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코미디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스스로 폭파하는 쇼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었다. 

두 번째는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이다. 이것 역시 턱도 없는 소리다. 한국에 배치하지 않아도 필요하다면 단시간에 투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핵폭탄 발사에 엄청난 시설과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키만 꽂아 돌리거나 단추만 누르면 된다. 그런 이유에서 굳이 무거운 핵폭탄을 남한에 갖다놓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전술핵을 남한에 재배치하면 우리에게 불리하다는 논리가 나온다. 즉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위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지키면서 비핵화를 요구해왔는데 이런 입장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하고 나서는 나라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이다. 이들은 미국의 전술핵이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반발할 것이 틀림없다. 이런 가정이 믿기지 않는다면 사드 배치 때를 상기하면 된다. 따라서 전술핵 재배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얻는 걸 더욱 어렵게 만든다.

다음 대안은 “핵을 탑재한 미국의 전략자산 상시 배치”이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미국의 반대에 부닥친다. 미국은 제한된 전략자산을 필요에 따라 수시 운용한다. 한반도에 상시 배치할 경우 운용에 부담이 생긴다. 또 상시 배치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위협으로 간주해 미-중, 미-러 간에 불필요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다. 결과적으로 핵 개발, 전술 핵 재배치, 전략자산 상시 배치 등 세 가지 시나리오는 미국의 반대등으로 실현 불가능하다. 

북핵 포기는 예수의 재림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 정작 전쟁이 나면 내 일처럼 나서서 돕는 나라는 없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 손으로 핵을 갖는 것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간섭에 굴하지 않고 핵개발을 해야 한다. 북한도 해냈는데 우리라고 못 하겠는가.  

그러기 위해선 통일부 같은 무익한 부처를 없애고 그런 곳에 쓰이는 혈세를 모아 핵개발에 쏟아 부어야 한다. 중대한 일일수록 해법은 간단한 데에 있다는 것을 누구나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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