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요실금’… 케겔운동 꾸준히
나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요실금’… 케겔운동 꾸준히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0.31 15:54
  • 호수 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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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의 증상과 치료

재채기에도 새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 자주 마려운 ‘절박성 요실금’

부끄럽다고 숨지 말고 적극 치료해야… 외출 땐 성인용 패드 사용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주부 이순남(62)씨는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소변 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출할 때는 성인용 패드를 착용하고, 소변을 참지 않도록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은 얼룩이나 냄새 때문에 얼굴을 붉힌 적이 많다. 활동적이었던 성격도 많이 어두워졌고, 아예 외출을 하지 않는 날도 점점 많아졌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는 소변 때문에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이들이 적지 않다. 요실금이란 원하지 않는 시기에 소변이 의도하지 않게 새는 것을 말하는데 이에 따라 불안감이 커져 화장실을 지나치게 자주 가야 하고 장거리 이동이나 외출이 불가능해져 활동반경이 좁아진다. 김동수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실금은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갱년기 중년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며 “우리나라 환자는 500만 명으로 추정되며 평균수명이 증가한 고령화 시대에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요실금 원인과 증상

요실금은 소변이 샌다는 의미에서는 모두 같은 단어를 쓰지만 종류에 따라 원인과 치료가 다르다.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그리고 두 가지가 혼재하는 복합성 요실금 등 3가지로 나뉜다. 이외에도 배뇨장애에 의한 범람성 요실금, 요로계 문제와 관련이 없는 기능성 요실금(거동불편, 치매)이 존재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큰 웃음, 줄넘기나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많이 들어갈 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난산 등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소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져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요도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골반 근육의 약화로 발생하기도 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 증후군 중 심한 형태로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저장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며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마려운 상황에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배뇨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두 경우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복합성 요실금도 있다. 복압성 요실금 환자의 약 30%는 절박성 요실금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자주 새는 소변은 요로감염이나 질 감염, 변비 등의 원인이 된다.

◇요실금의 치료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으로는 방광훈련, 케겔운동,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특히 약물치료는 대부분의 요실금에서 개선 혹은 완치에 이르는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심한 복압성 요실금인 경우는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복압성 요실금 환자가 약 복용으로 개선이 됐다 하더라도 중단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지속적인 케겔운동과 함께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물치료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치료가 되며 입이 마르거나 변비가 유발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최근에는 개선된 약제가 많고 다양한 약제의 조합으로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

다만, 꾸준히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요실금은 방광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감기처럼 단기간 약물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고혈압,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면서 조절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약물치료만으로 개선이 안 된다면 수술 등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요실금 수술은 중부요도 슬링 수술이 대표적이다. 

중부요도 슬링 수술은 질을 작게 절개한 후 요도 아래에 인체에 무해한 의료용 테이프를 설치하여 요도를 정상위치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손쉽게 시행할 수 있으며 성공률이 매우 높고 절개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환자가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

방광훈련도 중요하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변을 보게 하는 방광훈련은 절박성 요실금 치료에 효과적이다. 배뇨 간격이 1시간이라면 처음엔 일주일 단위로 배뇨 간격을 30분씩 4시간까지 연장한다. 

훈련 중에는 절박감을 느끼더라도 예정된 배뇨시간까지 참아야 한다. 이밖에도 배뇨를 한 후 다시 배뇨를 하여 남아 있는 소변이 다 배출될 수 있게 해 요실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케겔운동(골반 근육 강화운동) 또한 치료의 한 방법이다. 골반 근육을 강화하면 골반 근육이 튼튼해져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가 제자리로 회복돼 요실금을 예방할 수 있어서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성인용 패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실금 전용으로 나온 패드는 일반패드 보다 더 얇고 흡수력이 뛰어나다. 또한 속옷을 입은 것 같은 착용감을 주며, 겉으로도 표시가 나지 않아 민망함을 감출 수 있다. 패드를 착용하면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해도 소변이 샐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김동수 교수는 “요실금은 첫 병원 방문과 진단을 위한 검사가 번거로울 수 있지만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절대로 부끄럽다고 숨기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활기찬 삶을 되찾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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