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감행…정부 "용납안되는 도발"
北 핵실험 감행…정부 "용납안되는 도발"
  • 연합
  • 승인 2009.05.25 19:08
  • 호수 1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차보다 폭발위력 커, 단거리 미사일도 3발 발사
북한이 5월 25일 오전 9시54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핵실험을 감행하고 오후에는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비난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의 핵실험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6자회담 합의 의무를 저버리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로 규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1시59분 '보도'를 통해 "또 한 차례의 지하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면서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되었으며 시험 결과 핵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과학, 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군사전문가들은 1kt(1kt는 TNT 폭약 1천t의 폭발력) 규모로 추정됐던 1차 실험 때보다 위력이 큰 것으로 보고, 핵무기 성능개량 및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기술개발 차원의 실험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고위 간부는 "우리의 감시 시설이 북한 영토 내에서의 지하 핵폭발을 확인했다"며 "이번 핵실험은 20kt에 이르는 폭발력을 보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NSC)회의를 주재하고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되, 빈틈없는 안보태세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NSC는 현 정부 들어 세 번째 소집된 것으로,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일본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에 따른 종합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처음 개최됐고 지난 4월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두 번째로 소집됐다.

NSC 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북한 핵실험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를 포함한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며 국제 비확산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이는 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6자회담 합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추가 핵실험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결의 제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앞으로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와 모든 관련계획을 폐기하고 즉각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 복귀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규범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도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함께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노골적으로 반항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북한은 직접적이고 무모하게(recklessly) 국제 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전달 수단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위협 행동에 의해 만들어진 위험은 국제 사회의 행동을 정당화시켜 준다"고 말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와 관련, 러시아 언론들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인용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5일 오후 8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에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핵실험에 이어 이날 낮 12시8분께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사거리 130여km의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한 발, 그리고 오후 5시께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두 발 등 모두 3발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책으로 군사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전 부대에 하달했다.

군은 대북 감시.조기경보체제 확립을 위해 U-2 고공전략정찰기와 첩보위성 등 연합감시자산을 집중적으로 운용해 북한군 도발징후를 정밀 추적하고 상황근무 태세 유지와 지휘관 정위치 대기태세 유지 등을 통해 서북해역을 비롯한 접적지역의 도발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은 26일 오전 10시 김태영 합참의장 주재로 군단장급 이상이 참가하는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개최해 군사대비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키로 했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