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상조업체 돈으로 일본투어
대한노인회, 상조업체 돈으로 일본투어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11.07 08:48
  • 호수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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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일 회장 등 23명 4박5일 후쿠오카 ‘선진지 견학’
대한노인회는 10월 2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일본투어를 다녀왔다. 여행에 동행한 김호일 회장   (두번째 줄 오른쪽 7번째)과 연합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10월 2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일본투어를 다녀왔다. 여행에 동행한 김호일 회장 (두번째 줄 오른쪽 7번째)과 연합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로 파크골프장 방문 및 체험… 요양시설 1곳 방문

참여 연합회장들 “복지부 지원받아 가는 줄 알았다”

[백세시대=조종도 기자] 대한노인회(회장 김호일)는 지난 10월 27~31일 4박5일 일정으로 파크골프의 본산인 일본의 후쿠오카 지역 투어를 다녀왔다.

이번 행사에는 김호일 중앙회장 부부를 비롯해 연합회장단 12명이 참석했으며, 중앙회 임직원 6명, 이용만 한일파크골프㈜ 대표 부부, 유명례 대노라이프 회장이 동행했다. 

대한노인회는 이번 행사와 관련, 한국보다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일본의 노인복지 시스템을 알아보고 일본 노인들의 체육 여가활동을 파악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선진지 견학’이라고 중앙회가 발행하는 혜인시대 신문을 통해 밝혔다.

그런데 실제로는 일본의 파크골프 시설을 방문해 체험해보는 데 치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용만 한일파크골프 대표가 가이드 역할을 맡았으며, 현지 일정 계획에 따르면 도착하는 날부터 나흘 동안 파크골프장 방문 및 플레이 체험을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셋째 날에는 노인복지시설인 요양노인홈 라쿠오소(楽翁荘) 방문이 이뤄졌다.

이번 여행 경비는 4000여만원(1인당 기본 155만원)이 소요됐는데, 이 경비의 대부분을 유명례 대노라이프 회장이 후원한 것으로 나타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논란도 일고 있다.

유명례 회장은 상조업체인 대노라이프(구 씨엔라이프)를 운영(대표)하고 있으며, 대한노인회 중앙회 특별조직인 장례분과위원장 겸 정책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 15일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과 ‘봉안당 추모관 의전’과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유 회장은 여행 경비 후원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노인회) 회장님들께 우리 회사를 홍보하려고 비행기표 등 여행비를 댔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연합회장은 “사전에 경비 후원과 관련해선 일체 이야기가 없었다. 당연히 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유명례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상조업체 대표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받은 김호일 대한노인회 중앙회장은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받을 우려가 있다. 김호일 회장은 혜인시대 신문의 발행인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호일 회장은 “대노라이프가 파크골프장을 (납골당) 근처에 짓는 사업기획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진단을 하려는 차에 우리가 연수를 간다니까 ‘대노라이프가 비용을 댈 테니 대한노인회가 타당성 검증을 하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해 대노라이프가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유 회장이 대한노인회 정책위원이기도 하고 사업 관련 MOU를 맺은 바 있기 때문에 경비 지원을 받았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외여행 경비 지원에 대해 뇌물혐의로 처벌한 사례도 있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5년 전주지방법원 형사4단독(송호철 판사)은 사료 납품회사로부터 수년 간 뇌물성 해외여행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단위축협 조합장 강모(63)씨와 전모(58)씨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996만원을 각각 선고하고, 전 씨에게 자격정지 1년을 추가로 선고한 바 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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