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 요주의
술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코올 지방간’ 요주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1.07 14:01
  • 호수 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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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 지방간의 증상과 치료

5년 새 비알코올 지방간 40% 증가… 비만·당뇨병 등 대사질환 동반

방치하면 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 당뇨 등 원인 질병 함께 치료해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초과하면 지방간이라 한다. 지방간은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상관없이 당뇨병·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에 관련되어 발생하는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나뉜다. 

흔히 지방간이라고 하면 음주를 과하게 하는 경우 많이 발생해서 애주가의 질환이라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서도 지방간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의 경우 너무 흔한 질환이라서 안일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일부 환자는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의 원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자료에 따르면, 비알코올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40% 이상 증가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과도한 고열량 음식 섭취와 운동 부족이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알코올에 의한 지방간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만성적으로 쌓여 생긴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과음으로 생기는 데 반해 대부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관상동맥이나 뇌혈관질환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게 나타난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내장지방 등은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오게 되는데,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대사 상태가 간에 영향을 미치면 비알코올 지방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신현필 교수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만이나 내장지방, 잘못된 식생활 특히 탄수화물을 포함하여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지방간을 불러올 수 있다”며 “실제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가 지방간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알코올 지방간 증상과 진단

지방간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가끔 가벼운 복부 불편감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잦은 피로감 정도만 호소한다. 이 때문에 보통은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 등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간기능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였으나 간에 대한 검사를 한 적이 없다면 지방간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지방간은 보통 혈액을 통한 간기능검사와 상복부 초음파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되지만 지방간이 있더라도 초음파 결과와 간 수치가 정상범위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간 내 지방의 침착 정도와 염증, 섬유화 등을 정확히 확인해야 다른 질환과 감별진단이 가능하므로, 간 전문의와 상담 후 조직검사를 하는 게 좋다.

다만, 모든 지방간 질환이 조직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간경변증 진행을 보기 위한 간섬유화 검사도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간 섬유화 스캔 검사와 같은 좀 더 안전하고 쉬운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을 방치하면 3분의 1가량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의 일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간경변증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감소하면서 간 기능이 상실되는 만성질환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일단 간경변증까지 진행되면 정상조직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어서 지방간을 앓고 있다면 심한 손상이 진행되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자 중 일부는 간경변증이 생기기 전에 간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

비알코올 지방간의 경우, 현재까지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는 승인된 약제는 없어서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 관련된 위험 요인들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해당 질병을 치료하는 약제 치료도 중요하지만, 식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방간도 같이 좋아질 수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경우에는 비타민E나 인슐린 저항성 개선 약제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부작용 등 안전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여러 간장질환 약제 등은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체중 감량은 지방간이 호전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단시간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면 오히려 간 기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이 인슐린 저항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더 중요하다”면서 “고도비만의 경우 식사와 운동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비만 대사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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