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 실종 어린이와 노인 가족 품에
18년 동안 실종 어린이와 노인 가족 품에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5.27 14:52
  • 호수 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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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봉(52) '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
18년 동안 실종 어린이를 비롯해 장애 어린이, 치매 노인, 가출 청소년 등 수백여명을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놓는데 힘써온 사람이 있어 화제다.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52·사진) 회장이 그 주인공. 나 회장이 실종 어린이들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은 1991년 인천 월미도에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부모들을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당시 각설이 분장을 하며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던 그는 아이들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부모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나 회장 또한 1980년대 가족 중 한 사람을 4년 동안 찾아 헤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실종 가족과 함께 전국을 누비고 있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후원이나 지원이 없다보니 18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활동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나 회장의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후원단체의 도움 없이 자비를 들여 실종 가족들과 함께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물론 사건 발생 지역 곳곳을 누빈다.

또 실종 가족들을 위한 법 제정에 관한 의견도 적극 펼치고 있다. 나 회장이 줄기차게 주장해온‘실종 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05년 11월 시행되면서 많은 실종 어린이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06년에는 ‘범죄피해자구조법’ 개정안에 실종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 혜진‧예슬양 부모들이 각각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밖에 2007년에는 아동관련 범죄의 공소시효를 기존 15년에서 25년으로 늘리는데 기여했다.

이 같은 활동으로 인해 나 회장은 지금까지 보건복지가족부 표창장을 비롯해 경찰청장 표창장, 서울시 자랑스러운 시민상, 동대문구민대상 등 수 많은 상을 받았다.

최근엔 경찰청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관하는 ‘제41회 청룡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 회장은 “이 상은 실종 없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열심히 뛰라고 주는 상으로 생각한다”며 “이 사회에 모든 국민을 위한 안전망이 마련될 때까지 시민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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