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학규 대한노인회 충북 음성군지회장 “경로당 입식에 이어 내년엔 비품 교체…적극 지원하는 군수께 감사”
류학규 대한노인회 충북 음성군지회장 “경로당 입식에 이어 내년엔 비품 교체…적극 지원하는 군수께 감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1.14 10:18
  • 호수 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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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납입하는 분담금 삭감,분회장 및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 등 성과

노인 취업 알선하는 노인회의 사무국장 정년은 비합리적…개선안 제안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경로당에서 지회에 납입하는 분담금 삭감, 분회장 및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 소파·의자 보급 등 경로당현대화사업…. 대한노인회 전국 지회에서 추진 하는 중점 사업들이다. 이 중 한두 가지만 해결해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대한노인회 충남 음성군지회는 이들 사업 모두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로당 활성화와 회원들의 복지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성과가 있기까지 각고의 노력을 한 이가 바로 류학규(83) 음성군지회장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경로당이 폐쇄되는 등 노인회 활동이 위축된 상태에도 불구하고 결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성과란 평가를 받는다.

류 지회장은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느냐’고 묻자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사업이 연기된 가운데서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음성군수께서 적극 도와주셔서 가능했다”고 공을 음성군의 협조로 돌리는 겸양을 보였다.

음성군민은 10만2000여명, 노인인구는 2만여명이다. 음성군지회에는 9개 읍면 분회, 403개 경로당, 회원 1만4000여명이 있다. 류 지회장은 수출기업의 대표이사를 마지막으로 직장을 떠난 뒤 재건국민운동 음성군위원회 사무국장, 음성새마을금고 분소장, 설성라이온스클럽 회장 등을 지냈다. 평곡1리경로당 회장(9년), 음성읍분회장(6년 4개월)을 거쳐 2020년 6월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여기서 ‘경로당 분담금’이라면 지회에 납부하는 회비를 말하는 건가.

“그렇다. 경로당에서 가장 부담을 갖는 부분이라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다행히 음성군수께서 우리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해주셔서 지금은 군청에서 경로당이 내왔던 운영비 전액을 대신 지원해주고 있다.”

-경로당 현대화사업도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일 텐데.

“들어와서 보니까 노후화된 경로당이 많아 군수와 함께 경로당 현대화사업을 시작했다. 집에선 정수기의 깨끗한 물을 마시는 분들에게 경로당에선 수돗물을 마시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정수기를 한 대씩 전 경로당에 보급했고, 일어서거나 앉을 때 힘들고 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이 따라 경로당 한 곳당 100만원 이상의 큰돈을 들여 의자와 테이블을 넣었다. 소파를 원하는 곳에는 소파를 보급하기도 했고.”

-경로당 개보수 예산은.

“경로당 현대화사업과 별도로 경로당 개보수나 신축을 위해 연 5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지원해주고 있다. 올해 관내에 3개 경로당이 새로 설립됐다. 내년부터는 1년에 경로당 50곳 씩 TV, 냉장고 등 노후 비품들을 순차적으로 바꿔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1억6000만원의 예산을 세워놓았다.”  

음성군지회는 전부터 분회장들에겐 10만원, 경로당 회장에겐 5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던 중 류학규 지회장이 오면서 분회장과 분회 사무장 30만원, 경로당 회장 8만원으로 각각 인상했거나 인상할 예정이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은 조례가 있어야 가능하지 않나.

“노인이 경로당에 나와 봉사한다면서 돈을 요구하는 건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지회 회의에 참석하고 군과 경로당 중간에서 업무 중재 역할도 하는 경로당 회장들에게 최소한의 교통비는 지원해주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고 군청을 설득했다. 과거에는 그때마다 자원봉사활동 명목으로 지급하던 걸 지금은 활동비 명목으로 바꿔 지원해주고 있다.”  

-노인일자리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올해도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 중이다. 주로 경로당과 관련된 일자리이며 노노케어 성격인 9988행복지키미에 375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밖에 버스정류장지킴이, 산책길지킴이, 재활용환경지킴이로 마을 곳곳을 청결하게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류학규 충북 음성군 지회장(첫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류 지회장 왼편이 정상원 사무국장.
류학규 충북 음성군 지회장(첫줄 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류 지회장 왼편이 정상원 사무국장.

류학규 지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음성군지회는 여러 기관으로부터 영예로운 상을 많이 수상했다. 노인복지기여단체로 대통령 표창, 노인일자리 우수기관으로 복지부장관 표창, 9988행복지키미 우수기관으로 도지사·연합회 표창 등을 각각 받았다.   

류학규 지회장은 처음부터 노인회장에 뜻을 둔 건 아니었다. 분회장들이 그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떠밀리다시피(?) 해 지회장 선거 후보로 등록했고, 투표 결과 압도적 표차로 당선 됐다.

-재무부장관 표창 등 수상경력이 많다.

“5·16혁명 직후 군사정부가 내핍(耐乏) 생활 실천, 근로정신 고취, 생산 및 건설의식 증진, 국민 도의 앙양 등의 취지로 재건국민운동(1961 ~1964년)을 펼쳤고, 음성군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여러 사업 중 지역의 여유 있는 이들이 얼마씩 기금을 내고 어려운 이들에게 빌려주는 일도 했는데 그런 일을 성실히 했다고 상을 받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게 새마을금고로 바뀌었다. 음성군 새마을금고의 산파 역할을 한 셈이라 요즘도 들르면 깍듯이 인사를 받는다(웃음).”

-음성군의 자랑 하나를 꼽는다면.

“한 마디로 ‘예절의 고향’이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이치와 사리에 맞게 사람의 도리를 다 한다는 얘기다. 군 예산으로 효문화 전통예절 전승사업을 통해 청소년에게 예절교육을 하고, 경로당 회장과 총무 대상의 지도자교육과 선진지 견학 등을 실시하고 있다.”

-요즘 노인 공경의 자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과거엔 사회교육, 학교교육, 가정교육 등 세 가지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하면서 가정교육 그중에서도 밥상머리에서 이뤄지는 예절교육의 기회가 사라졌고 그 결과 아이들 인성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기관장 회의나 노인회 행사 등 인사말 할 기회 있을 때마다 노인들의 ‘밥상머리교육’ 필요성을 강조한다.” 

-직원들에게 잘 해줄 것 같다.

“직장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과거 회사생활 할 때는 여직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칼국수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사무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직원 생일에 조촐한 선물을 준비하고, 한 달에 두세 번 식사 자리를 마련해 평소 어려웠던 점을 듣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류학규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기자에게 ‘지회 사무국장의 정년이 몇 살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 “70~80대 어르신들의 취업을 알선해주고 있는 노인회가 정작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68세)에 그만두라고 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중앙회에 건의해 더 봉사할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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