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조선일보사 공동주관 ‘제41회 청룡봉사상’
경찰청·조선일보사 공동주관 ‘제41회 청룡봉사상’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5.30 09:05
  • 호수 1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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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봉·김채숙씨 시민들에 귀감

18년 동안 실종 어린이와 노인 가족 품에  
나주봉‘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52·사진) 회장이 18년 동안 실종 어린이를 비롯해 장애 어린이, 치매 노인, 가출 청소년 등 수백여명을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낸 공로로 청룡봉사상을 수상했다.

나 회장이 실종 어린이들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은 1991년 인천 월미도에서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부모들을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당시 각설이 분장을 하며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던 그는 아이들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부모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나 회장 또한 1980년대 가족 중 한 사람을 4년 동안 찾아 헤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실종 가족과 함께 전국을 누비고 있다.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후원이나 지원이 없다보니 18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활동을 접어야 할 위기에 처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나 회장의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지금도 후원단체의 도움 없이 자비를 들여 실종 가족들과 함께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물론 사건 발생 지역 곳곳을 누빈다.

또 실종 가족들을 위한 법 제정에 관한 의견도 적극 펼치고 있다. 나 회장이 줄기차게 주장해온‘실종 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2005년 11월 시행되면서 많은 실종 어린이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006년에는 ‘범죄피해자구조법’ 개정안에 실종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요청해 혜진·예슬양 부모들이 각각 1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이밖에 2007년에는 아동관련 범죄의 공소시효를 기존 15년에서 25년으로 늘리는데 기여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물에 빠진 어린이 구하려 5m 높이 ‘다이빙’
전남 완도 김채숙(74) 어르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을 준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41회 청룡봉사상’ 수상자 김채숙(74·전남 완도·사진) 어르신은 수상 소감을 묻자 “할 일 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김 어르신은 2006년 9월 금일읍 동백리의 한 선착장 앞에서 3세가량의 어린 아이가 걸어가다 바다로 미끄러지면서 빠져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높이 5m가량의 선착장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김 어르신은 10m 이상을 헤엄쳐 가 이 아이를 혼자 힘으로 구조했다. 당시 71세의 고령인 데다 산업재해로 오른팔과 다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2급 장애인(1995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용기와 초인적인 힘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린아이가 바다에 빠졌을 당시 선착장에는 젊은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누구 하나 선뜻 구조에 나서지 못했다고 한다.
김 어르신은 “어린아이가 바다에 빠져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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