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수 충북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 “‘노인 학대’ 있어선 안 돼…효 문화 육성 통해 노인 공경 만들 터”
한종수 충북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 “‘노인 학대’ 있어선 안 돼…효 문화 육성 통해 노인 공경 만들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1.21 10:25
  • 호수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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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회장·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수당’ 명목으로 바꾸면 일지 안 써도 돼

노인의날 기념식서 시장·시의장에 버스무임승차제 적극 요구…큰 박수 받아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한종수(75) 대한노인회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의 장점 중 하나가 추진력·속도감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구상이라 할지라도 발 빠르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 지회장은 능력 있는 노인지도자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 지회장은 올해 노인의날 기념식 행사장에서 그 실례를 보여줬다. 1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장과 청주시의회 의장을 차례로 자리에서 일으켜 세운 뒤 70세 이상 어르신들의 버스무임승차제 실행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한 지회장은 “대도시 노인들은 지하철 타고 온천욕을 하러 다닌다는 얘기도 있지만 지하철이 없는 우리로선 그런 복지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책임 있는 분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자 그 자리에 참석했던 어르신들이 큰 박수로 열렬히 환영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인구는 84만9000여명, 노인인구는 11만8000여명이다.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는 21개 읍·면 분회, 554개 경로당, 회원 2만2000여명이 있다. 한종수 지회장은 청주시 시의원, 국제범죄예방 국민운동 자문위원, 청주시 농촌지도자 등을 지냈다.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 밤골경로당, 율량동 분회장, 지회 자문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7월에 취임했다.

-취임 3개월의 소감이라면. 

“어르신들께 봉사하기로 마음먹고 들어온 이상 평소 생각하고 있던 대로만 하면 직원들이나 어르신들께 욕되지는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리하지 않고 재미나게 일하고 있다.”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인지.

“앞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분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이다. 우리는 이분들께 10만원, 5만원씩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그 액수를 30만원, 10만원으로 순차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활동비 지원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우린 ‘지킴이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받고 활동일지를 쓰는 구조다. 어르신들에게 활동일지를 작성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리려면 명목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수당’ 개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선거공약 중에 운영비 정산 서류 간소화도 들어있다.

“경로당은 상·하반기 두 번, 분회는 분기별로 운영비 정산을 한다. 어르신들로선 항목 별로 수입과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영수증 첨부하는 일이 귀찮고 번잡하다. 더구나 그걸 제출하려고 읍에 나오려면 버스로 한두 시간 걸려야 하니까 얼마나 불편한가. 현재 동마다 조금씩 다르게 돼 있는 정산 구조를 하나로 통일해 불편을 덜어주려고 한다. 수입·지출결의서를 생략하고 영수증만 이면지에 첨부하는 식으로 바꿨으면 한다.”

-효 문화 확산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제가 항상 고심하는 부분이다. 일제의 탄압과 6·25 전쟁 등을 겪으며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뤄 이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게 누구인가. 지금의 노인들이다. 이 분들이 온갖 희생과 고통을 감내하며 여기까지 끌고 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노인을 존경하고 대우해줘야 마땅한데도 현실은 정반대로 학대하고 무시하는 세상이 됐다. 대한노인회가 나서서 잘못된 세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공무원 교육 때라든지 그런 자리에서 노인공경을 담은 효 문화 교육을 펼칠 생각이다.”

한종수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사진 앉은 이)과 직원들이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한 지회장 왼편이 원상연 사무국장. 그 오른편이 신해숙 총무부장.
한종수 청주시흥덕청원구지회장(사진 앉은 이)과 직원들이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한 지회장 왼편이 원상연 사무국장. 그 오른편이 신해숙 총무부장.

한 지회장은 그밖에 ‘1사 1경로당’ 사업을 통해 경로당과 지역 발전의 상생을 도모할 계획이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신해숙 총무부장은 “60여 곳의 기업, 단체에 협조공문을 발송했다”며 “최근에 지회와 업무협약식을 가진 (사)징검다리와 새청주로타리클럽 등으로부터 야광가방을 제공 받고, 노인봉사활동프로그램 개발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주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기억에 남는 일은.

“6차선 우회도로가 나면서 주민들이 길을 건너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했다. ‘차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지하로 횡단보도를 만들고 등산로로 연결해 주민 불편을 해소했다. 내친 김에 인근 백화산 정상에 운동기구 등 체력단련장도 마련해 시민 건강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한 지회장은 “백화산 등산로가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 중 하나가 됐다”며 “체력단련장 입구에 서 있는 공덕비에 제 이름도 들어가 있다”며 웃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지저분한 거 그대로 못 보는 게 제 생활 습관 중 하나다. 하루는 집 근처에 있는 경로당 앞을 지나가다 태풍에 무너진 담을 보고 지인과 함께 잘 세워놓았고, 관리가 안 된 감나무도 정리를 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경로당 측에서 저를 잘 봤는지 회장으로 추대했고 그 경로당에서 2년간 회장을 했다.”

-이번 선거 열기가 뜨거웠다.

“전임 지회장의 임기 만료로 치러지는 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이사회에서 후보들의 소견을 듣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지회장 도전에 나선 그분들에게서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소신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 이 자리가 누가 나가보라고 해서 나오는 자리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 위기의식을 느끼던 차에 한 분회장이 저를 추천하면서 갑작스레 출마하게 됐다. 상대후보는 수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던 터라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당선 비결이라면.

“선거를 열흘 앞둔 시점에서 시간 상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다닐 수가 없었다. 분회장들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그분들을 주로 접촉했다. 다행히 저를 지지해주셔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분회장의 입김이 큰가.

“물론이다. 노인회 조직에서 분회장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하다. 취임해서 먼저 해야 할 일도 분회를 순회하며 각 분회의 특징과 분회 회원들의 생각과 가치를 파악하고 분회가 나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번 주에 시장님을 모신 가운데 분회장님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인회 발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에 특별히 협조할 사항이라면.

“(코로나로)2년간 열지 못했던 노인대학을 올해 운영해본 결과 예산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증액을 요청했는데 삭감됐다. 물론 그 점에 대해 항의도 했지만, 앞으로 노인회 예산은 깎지 말아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려 한다.”

한종수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시의회 예산결산위원으로 있을 당시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천 쓰레기 청소 등 지역의 환경보호 봉사에 헌신하는 자연환경보전협의회의 예산이 삭감된 일이 있었다. 제가 나서서 예산을 다시 살렸고, 지금은 왕성하게 활동하는 직능단체 중 하나가 됐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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