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국수가게 수익금 지역 사회 환원
어르신들, 국수가게 수익금 지역 사회 환원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6.02 17:01
  • 호수 1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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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 방화3동 노인 30여명, 국수전문점 운영 화제

▲ 서울 강서구 방화3동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문을 연 ‘동화마을 잔칫날 국수전문점’에는 하루 평균 400~500여명의 손님들로 성황을 이룬다.
국수가게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을 지역 어린이와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어르신들이 있어 화제다.

서울 강서구 방화3동 30여명의 어르신들이 그 주인공. 어르신들은 지난 3월 16일부터 방화3동 한 상가에 ‘동화마을 잔칫날 국수전문점’을 열고, 수익금을 지역 어린이 지킴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국수전문점은 길꽃어린이도서관 김동운 관장이 노인인구가 많은 방화3동의 특성에 따라 노인일자리 창출은 물론 그 수익금을 통해 지역 어린이 및 노인들의 복지를 높이고자 마련됐다.

39.6m²(12평) 남짓한 국수전문점은 하루 평균 400~5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이미 방화지역에서는 명소다. 비결은 국수 한 그릇에 3000~3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맛을 꼽는다. 거기다 어르신들의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져 배가 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서울지역은 물론 경기도에서도 손님이 찾아 오다보니 한 달 순수이익이 700만~800만원에 이른다.

정춘원(68‧방화3동) 어르신은 “가격도 저렴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끝내준다”며 “인심도 좋아 단골이 됐
다”고 말했다.

곽숙희(54‧마곡동)씨는 “국수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왔다”며 “맛도 일품이지만 내가 먹은 국수 한 그릇이 의미 있는 일에 쓰여 진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돌아가며 주문을 받고 손님을 접대한다. 김치도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다. 이곳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서울시 지원금과 국수가게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매달 20만원을 손에 쥔다.

국수전문점 노인대표를 맡고 있는 신현부(78) 어르신은 “국수를 판매한 수익금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쓰여 질 예정”이라며 “특히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 운영비와 노인들로 구성된 순찰대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에는 60세 이상 여성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마을실버순찰대’를 구성해 방화동 학교 앞 우범지역을 순회할 방침이다.

특히 이 사업은 기존 순찰대와는 달리 여성노인들이 제복을 갖춰 입고, 북을 연주하며 순찰한다.

또 어르신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해 동영상을 찍는 이른바 ‘걸어 다니는 CCTV’ 활동을 통해 우범지역을 감시하게 된다. 남성노인들을 활용한 야간순찰대도 구성할 계획이다.

김동운 관장은 “이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에게는 일자리 창출과 봉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인이 춤추고 어린이가 꿈꾸며 장애우가 신나는 동화마을을 만드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어르신들은 수익금 일부를 그동안 노인들에게 잔치를 열어 준 지역 및 봉사단체를 대상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아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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