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배움’의 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배움’의 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12.12 11:03
  • 호수 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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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제 장수의 비결은 공부입니다.”

지난 11월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국민건강증진학술대회’에서는 ‘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교수의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우리 나이로 103세를 넘긴 김 교수는 거동이 불편하긴 했지만 1시간 가까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축약해 설명하며 건강 비결을 들려줬다. 특히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공부였다. 60세가 넘어서도 공부를 하려면 체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운동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매일 매일 엔돌핀이 발산돼 건강해진다는 설명이었다. 

김 교수는 최근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열림원)이라는 신간을 발표했다. 100세가 넘어서도 자신의 행복 철학을 담은 책을 집필할 수 있다는 데서 또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불혹의 나이만 돼도 세상만사에 통달한 듯 군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대화를 시작하는 ‘꼰대’의 영역에 들어선다. 당연히 호기심도 거의 사라지고 자신이 축적해놓은 경험으로만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다고 여기기에 당연히 삶 자체가 시시해지고 결국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꿈 많던 10대 시절과 당당한 패기로 가득했던 청년 시절의 원동력인 ‘열정’이 완전히 사라진 채로 말이다. 

김 교수 역시 정년퇴직을 앞뒀을 때 주변에서 “당신 인생은 이제 끝났다, 죽는 날만 기다리는 나날이 펼쳐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과연 그럴까’라는 반문과 함께 오히려 자신의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공부는 그가 매일 매일을 활력있게 살아가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12월 6일 대전KT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된 ‘제1회 경로당 예술제 & 발표대회’에서는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들을 목격했다. 댄스부터 연극까지 새로운 분야를 ‘공부’한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기운이 넘쳤다. 프로 배우나 댄서처럼 화려한 실력은 없었지만 당당하고 즐기는 표정 만큼은 일류였다. ‘실수 좀 하면 어때, 내가 즐거우면 그만이지’라고 말하듯 무대 위를 장악한 어르신들의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뜻이다. ‘배우지 않으면 끝’이라는 뜻도 된다. 여기서 배움은 꼭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은 아니다. 경로당 예술제에서 어르신들처럼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것과 실버바리스타처럼 기술을 익히는 것도 포함된다. 

이 시각에도 끊임없이 세상을 탐구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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