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사랑, 손주 자랑 수기부문 3등] 우리 수진이
[손주 사랑, 손주 자랑 수기부문 3등] 우리 수진이
  • 관리자
  • 승인 2022.12.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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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교통사고 극복하고 3전4기로 공무원 된 손녀

박길래 충북 청주시

나는 아들 셋에 딸 하나, 4남매를 키웠다. 교사 박봉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식들이 모두 고등교육을 마치고 잘 자라줘 고맙게 생각한다. 이제는 제각각 가정을 꾸리고 그런대로 오순도순 잘살고 있다. 

손주는 손자가 4명, 손녀가 4명, 외손자가 2명이다. 세월은 흘러 모두 성장해 손녀 두 명은 출가하고 손자 한 명은 성취(成娶)했다. 모두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 집에 와서 재롱도 부리고 저지레도 하더니 나이가 들면서 행사 때나 만나곤 한다.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90세가 됐으니 병마가 자주 찾아와서 병원에 다니기에 바쁘다.

모든 손주들에게 자랑거리가 많지만 특별히 큰아들의 둘째 딸이 어려운 고비를 굳건히 이기고. 자라온 것이 마음속에 간직돼 있어 자랑하고자 한다. 출생 때 아들이나 자부는 첫째가 딸이어서 아들을 바라고 있었으나 또 딸이었다. 그러나 남자같이 잘 생겼다. 뛰어나고 참된 사람이 되라고 빼어날 ‘수’, 참 ‘진’을 넣어서 ‘수진’이라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름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났다.

큰아들이 충주에 직장이 있어 수진이도 충주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5학년까지만 해도 건강하고 친구를 사귀며 공부도 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웬 날벼락인가! 수진이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 즉시 병원을 찾아갔다.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괜찮아요” 하며 안심시킨다. 하굣길에 건널목에서 신호를 잘 지키고 건넜는데 승용차가 빨리 가려고 하다가 충돌했다고 한다. 수진이는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고 한쪽 팔 골절이었다. ‘참으로 하느님이 도와주셨구나’ 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수진이는 꾸준히 치료를 받았고 한 달 후 퇴원했다. 사고로 다친 마음이 걱정됐지만다행히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후 큰아들은 부모님 생각을 해 청주로 거처를 옮겼다. 수진이는 청주에서 장애 없이 건강하게 고등교육까지 무사히 마치더니 이제는 직업 걱정을 한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 뒤로 꾸준히 공부하더니 2019년 6월 시험에 응시했다. 경쟁률이 수십대 1로 치열하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첫 도전은 실패했다.

이후로도 시험에 몇 번이나 더 떨어졌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 공부를 했고 금년(2022년) 6월 다시 응시했다. 경쟁률을 높았지만 이번에는 합격이었다. 이후 면접까지 잘 마치고 9월 최종합격통지를 받은 수진이는 기쁨에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나는 수진이를 붙들고 “기어코 우리 수진이가 해냈구나” 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수진이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염려해 주셔서 합격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할 때 무한한 삶의 보람을 느꼈다.

고맙다 우리 수진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훌륭한 공무원이 돼주기 바란다. 수진이는 인내심과 남을 배려하는 밝은 마음이 있어 훌륭한 공무원이 되리라고 믿는다. 우리 손주 수진이는 할아버지의 영원한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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