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지회 소속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 “‘한오백년’ 듣다 눈물 흘린 어르신…가슴 찡해요”
경북 포항시지회 소속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 “‘한오백년’ 듣다 눈물 흘린 어르신…가슴 찡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2.19 15:21
  • 호수 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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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북 포항시지회 소속의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 단원들이 노인시설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포항시지회 소속의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 단원들이 노인시설에서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민요, 전통무용, 기타·하모니카·색소폰 연주 등  

올해 노인자원봉사대축제서 보건복지부장관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프로급 연주솜씨를 보여주는 어르신 공연자원봉사단이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포항시지회 소속의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단장 최명숙·70)이다. 이 봉사단 면면을 보면 이 말이 실감난다. 

최명숙 봉사단장은 30여년 풍물에 심취해 연주 실력이 상당한 경지에 올라있으며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포항에서 여성 상쇄 1호였다. 수년 전 하모니카를 배워 연주 외연을 넓히기도 했다. 김옥순 단원은 무용학원 원장으로 전통무용에 달인이며, 박순화 단원은 하모니카를 12년째 불며 주민센터 등에서 하모니카 강사로 8년째 활동 중이다. 이들의 공연을 본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노인복지시설에선 보기 드문 수준 높은 공연이라 더욱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이 봉사단은 2018년 3월, 포항시지회의 제안으로 결성됐다. 최 단장은 “국악협회 포항지부에서 만난 음악인들과 어울려 전부터 요양원, 경로당 등을 찾아다니며 공연 봉사를 해온 터라 지회의 제안을 듣는 순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음악과 춤을 통해 어르신들께 문화·예술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문화배달’이란 말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항시 각종 행사의 식전 공연을 비롯해 경로당, 요양원, 장애인복지센터 등에서 기타, 하모니카, 색소폰을 연주하고, 민요와 전통무용을 선보였다. 

최 단장은 “어르신들이 박수치며 흘러간 가요를 따라 부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봉사의 보람을 느낀다”며 “한번은 남자 단원이 ‘한오백년’을 부르다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된 모친 생각에 눈물을 흘리자 어르신들 모두가 눈물을 훔치던 장면이 가슴에 찡하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공연 봉사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곡에 맞춰 의상을 챙겨야 하고, 악기 이동 시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아서다. 박성란 단원은 “‘전과 똑같은 옷을 입고 왔다’고 지적하는 어르신도 있다”며 “의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단원은 활동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이 단원은 “어르신들 간식거리라도 사들고 가려면 지금 받는 활동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활동비를 좀 더 인상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봉사단은 2년 전 코로나19 사태로 실내공연을 할 수 없게 되자 체육공원의 운동기구 소독, 쓰레기 수거, 잡초 제거 등의 환경정화 봉사로 방향을 바꿔 봉사해오고 있다.

황보기 대한노인회 포항시지회장은 “문화배달노인자원봉사단원 중에는 여든 넘어 뒤늦게 색소폰을 배워 빠지지 않고 봉사현장에 나오시는 어르신(전진숙)도 계신다”며 “그런 열정과 봉사 정신은 젊은 세대에 귀감이 될 뿐만 아니라 노인회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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