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라디오 스타"…DJ로 나서는 어르신들
"우리도 라디오 스타"…DJ로 나서는 어르신들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6.10 12:02
  • 호수 1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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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획, 진행하는 ‘노인전용 라디오방송국’ 인기

▲ 어르신전용 라디오방송국 ‘라디오실버스타’ 개국식이 6월 9일 서울노인복지센터 3층에서 마련된 가운데 첫 방송 DJ를 맡은 권호영(69)씨가 초대손님으로 나선 가섭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어르신들이 직접 방송 시나리오 작성은 물론 진행, 엔지니어 등을 담당해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노인전용 라디오방송국들이 속속 개설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노인전용 라디오방송은 동년배들이 공유할 수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풍부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어르신전용 라디오방송국 ‘라디오실버스타’ 개국식이 6월 9일 서울노인복지센터 3층에서 마련됐다.

이번 어르신전용 라디오방송국은 서울시가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문화벨트 사업 중 하나로 어르신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노인전용 라디오방송국이다.

라디오실버스타는 60세 이상 어르신 10여명이 DJ로 나서 매주 화·목요일 2명의 어르신들이 방송을 이끌게 된다.

어르신들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동안 드라마 소재발굴을 비롯해 대본작성, 연기연습, 녹음, 프로그램 아이디어, 기획 등을 교육 받았다.

어르신들은 사연을 드라마형식으로 재구성하고, 시사를 비롯해 숲과 생태 등 어르신들의 관심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방송을 통해 풀어 놓을 예정이다.

스튜디오와 회의실이 마련된 33m²(10여평) 규모의 라디오 방송국은 밖에서도 어르신들의 방송모습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이른바 ‘보이는 라디오’를 시도했다.

이날 첫 방송의 DJ를 맡은 권호영(69)씨는 “수도 없이 대본 연습을 했지만 첫 방송이라 많이 긴장해 발음도 잘 안됐다”며 “하지만 방송하는 내내 기분은 최고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라디오방송국은 하반기 중 2기를 모집할 예정이며 앞으로 인터넷방송도 계획 중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한 라디오 방송이 지역 라디오방송을 통해 전파를 타는 곳도 있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인 관악FM(100.3Mhz)의 노인전용 라디오방송국 '인터블루'다.

평균연령 70대 후반 10여명의 여성어르신들로 구성된 인터블루는 DJ는 물론 엔지니어, 시나리오 작성 등 어르신들이 직접 담당한다.

방송시간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6~7시까지 한 두 명씩 짝을 이뤄 ‘행복한 라디오, 쾌지나 청춘’ 코너를 진행한다. 생방송이 아직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녹음방송으로 이뤄진다.

복지관 관내방송 포함해 올해로 3년차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인순(71) 어르신은 전직인 ‘약사’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관련 코너를 맡아 다양한 의학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 어르신은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자심감은 물론 활력을 되찾았다”며 “일주일 동안 고민하면서 완성된 원고를 읽어 내려갈 때 마다 ‘이 나이에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들려주고 있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 서울 마포FM(100.7MHz) ‘행복한 하루’도 빼놓을 수 없다.

행복한 하루는 지난 2006년 11월부터 매주 월~일요일 오전 6시~7시까지 요일별로 나눠 실버뉴스, 건강정보, 상황극 등 어르신들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2~3명의 어르신들이 한 팀으로 구성된 행복한 하루는 매주 월, 수, 금, 일요일 본 방송이 진행되고 나머지는 재방송으로 꾸며진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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