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경로당전산회계로 ‘정산문제’ 해결 앞장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 경로당전산회계로 ‘정산문제’ 해결 앞장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12.26 09:05
  • 호수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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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부터 프로그램 개발… 디지털교육으로 보급 확산
전국에서 최초로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경로당 디지털화에 나선 경기연합회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19일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아아파트경로당에서 박권수 경로당 회장이 복지서포터즈의 도움을 받아 전산회계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모습.
전국에서 최초로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경로당 디지털화에 나선 경기연합회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월 19일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아아파트경로당에서 박권수 경로당 회장이 복지서포터즈의 도움을 받아 전산회계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모습.

전산회계는 투명성 높이고 업무 덜어… 의정부시지회 등 도입 잇따라

복지서포터즈 등 노인일자리도 창출… 타 시·도에서도 벤치마킹 나서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2022년 현재 경로당의 대표 골칫거리는 보조금 정산이다. 또 어르신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디지털 기기 활용이다. 이 두 문제는 결코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국 최초로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하며 뚝심 있게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연합회가 있다. 대한노인회 경기연합회(회장 이종한)이다. 그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이종한 경기연합회장은 “경로당과 대한노인회의 발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면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완성 단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경기연합회 경로당 디지털화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합회는 경로당 운영의 최대 난관인 보조금 정산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한다. 이와 동시에 KT와 협약을 맺고 도내 44개 시‧군‧구 경로당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설치하고 전산회계 프로그램을 보급하기로 했다. 또 2016년 3월부터 경기 포천시지회 전체 경로당에 시범적으로 보급하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연합회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수입, 지출 등의 항목을 체크해 금액만 입력하면 알아서 계산까지 해준다. 손으로 쓸 경우 숫자를 오기하거나, 잘못 적어도 바로 알기 어렵지만 컴퓨터로 입력하면 숫자가 선명하게 나타나 즉각 알아차리거나 나중에 바로 잡기도 편리하다. 또한 회원 누구나 언제든지 회계프로그램에 접속해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도 높였다. 특히 지회의 업무 과중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현재 보조금 정산 기간 때마다 지회에는 경로당 보조금 정산 서류가 몰려들고 있고 정산이 미비한 경로당의 경우 지회 직원이 일일이 바로잡아주면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기도 한다. 전산회계프로그램이 정착되면 이러한 업무과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경로당 회원 및 비품 관리 등 운영 전반에 대한 내용도 전산화가 가능하고 경로당 활동 내역도 사진과 함께 기록할 수 있어 역사 기록 측면에서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높은 활용성 덕분에 경기 안성시 등이 연합회의 프로그램을 경로당 보조금 정산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난관이 하나 남았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 부족이 그것이다. 이 문제 해소를 위해 경기연합회가 경기도에 제안해 도입된 것이 복지서포터즈와 디지털서포터즈다. 현재 정부는 전국적으로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하는 등 디지털 문맹 해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농촌을 비롯해 상당수 어르신들이 이동의 어려움 등 여러 사정으로 디지털배움터를 찾지 않아 경로당에서의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연합회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2020년 경로당 복지서포터즈를 선발해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동시에 디지털 기기 사용법과 전산회계프로그램 이용 방법을 교육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 디지털 서포터즈를 추가 선발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경로당복지서포터즈 40명이 여가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전산회계프로그램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고 디지털 서포터즈 37명이 스마트폰‧키오스크‧PC 사용법을 교육하면서 회계프로그램 교육도 보조한다. 또 디지털 서포터즈의 경우 내년에는 80명으로 인원을 확대해 보다 많은 경로당 전산화를 시도한다.

이영숙 복지서포터즈는 “어르신들은 배울 때는 잘 이해하시지만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끈기 있게 몇 달 몇 년에 걸친 반복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실제로 2년간 포기하지 않고 교육을 하면서 활용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 미온적이었던 경로당들 역시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전산회계프로그램의 필요성에 적극 동의하고 있다. 박권수 의정부 장암동아아파트경로당 회장은 “새로운 방법이어서 적응하는데 어려웠지만 시간도 단축되고 수기보다 훨씬 간편해 크게 만족한다”고 밝혔다.

경기연합회는 현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펼치고 있다.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에 할당된 예산은 2000만원 내외로 서버 운영 및 유지 보수에 쓰기에도 벅차지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2020년에는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고 올해에는 기존에 불가했던 영수증 첨부 기능을 넣는 등 최종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초기부터 프로그램 개발을 이끈 김용웅 경기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지자체별로 보조금 정산 내역과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지회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서, 영수증 사진이 첨부되는 만큼 서버의 안정화와 유지 보수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무적인 것은 경기연합회가 불을 지핀 전산화의 바람이 속속 경기 시‧군‧구에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경기 의정부시지회(지회장 김형두)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문맹 해결에 큰 관심을 가졌던 김형두 지회장은 의정부시에 꾸준히 무선인터넷과 컴퓨터 등을 보급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응답한 의정부시는 지난 2월 KT의정부지사와 경로당 스마트 환경 구축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의정부 250여개 전체 경로당에 무선인터넷과 함께 대형TV, 노트북 등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경기에서 처음으로 전체 경로당에서 전산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의정부시지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부터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인 ‘스마트 도우미’를 13명 선발해 전체 경로당의 IT활용 교육을 진행해 전산 프로그램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다. 

김형두 지회장은 “올해에는 신한대와 손잡고 스마트건강관리사업을 성공적으로 하면서 경로당 전산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경로당 선진화와 디지털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기 안성시도 올해부터 전 경로당이 전산회계프로그램을 활용해 읍면동별로 보조금 정산을 실시하고 있다. 내년에도 도내 여러 시‧군‧구에서 PC 보급 등 전산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타 시‧도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등 경로당전산화프로그램이 서서히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종한 회장은 “경로당전산회계프로그램이 보조금 정산 문제와 디지털 문맹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해법으로 입증되고 있는 만큼 투명하고 열린 디지털경로당을 위해 더욱 꾸준한 투자와 행정력을 집중해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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