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태 대한노인회 경기 과천시지회장 “경로당 수 적지만 회원 각자에게 잘 해 줄 수 있어 보람”
강신태 대한노인회 경기 과천시지회장 “경로당 수 적지만 회원 각자에게 잘 해 줄 수 있어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2.26 10:45
  • 호수 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사태에도 경로당 회장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만나 안부 묻고 소통  

경로의 달에 경로당마다 ‘특별보너스’지급, 선진지 견학도 2박3일로 늘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245개 지회 가운데 경로당 수가 가장 적은 지회 중 하나가 경기 과천시지회이다. 경로당 34개, 회원 2500여명을 두고 있다. 여느 지회의 일개 분회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다. 그렇지만 관리 차원에선 큰 규모의 지회와 다를 바가 없다. 

과천시지회의 노인의 날 기념식에 1000여명이 참석할 만큼 규모가 작지 않고,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도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으며, 지난 2년여 코로나 사태로 경로당 회원들이 겪은 불편함도 여기라고 덜하지 않았다.  

강신태(79) 과천시지회장은 ‘작은 지회’를 운영하는 소감을 묻자 “재밌다”고 한마디로 압축한 후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경로당 회장님들에게 잘 하고 회원들에게도 잘 하고, 그런 것들이 기쁘고 보람 있고, 시에서도 제 뜻대로 지원을 해줘 만족한다”고 답했다.

강 지회장은 이장, 과천출장소 새마을회장, 과천농협 수석이사 등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과천시지회 삼포경로당 회장(8년)과 지회부회장을 거쳐 지난 2019년 10월에 12대 과천시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내무부장관 표창, 경기도지사 표창, 과천시민대상 등을 수상했다.

-시 전체가 아파트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이 지역은 경기도 시흥군 과천면이었다. 이제는 시 외곽에 농경지가 조금 남았을 정도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다. 과천시 인구는 7만8000여명, 노인인구는 2만5000여명이다. 3기 신도시 과천지구(경마장 일대)가 완성되면 인구가 15만명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

-아파트경로당이 대부분일 텐데.

“전체 경로당의 3분의 2가 아파트경로당으로 시설이 뛰어나다. 경로당 회장을 비롯해 회원 대부분의 학력 수준도 높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다. 법무부, 농림부에 있다 나온 분도 있고 군 장성 출신도 있다. 저보다 훌륭한 분들을 모시고 있다(웃음).”

-경로당 운영비는.

“경로당 한 곳 당 40만원으로 내년에 60만원으로 인상 예정이다. 부식비도 한 곳 당 80만원이 지원된다. 특히 경로의 달 즈음해선 경로당마다 70만원의 격려금을 드린다. 이 액수도 새해부터는 10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경로당마다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

“그렇다. 경로당에서 잔치를 베풀라고 드리는 일종의 격려금이다.”

-올해 경로당은 몇 개가 신설됐는지.

“두 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내년 1월에 두 곳이 더 신설된다. 아파트단지에 들어서는 경로당은 자연부락경로당보다는 규모, 시설 면에서 낫다고 볼 수 있다.”

-지자체의 경로당 신설 예산 부담도 덜 할 것 같다.

“경로당 신설은 아파트관리사무소와 입주자 대표자들 간의 합의하에 이뤄진다. 자연부락경로당처럼  부지구입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지 않아 훨씬 용이하다. 지회는 시에다 신고만 하면 되고, 1개 소 당 3000만원 범위 안에서 주방 그릇서부터 회장 책상까지 비품을 지원한다. 간혹 소파 같은 큰 가구는 관리사무소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 

강신태 과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강 지회장 오른편이 윤현숙 사무국장.
강신태 과천시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강 지회장 오른편이 윤현숙 사무국장.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있다. 공약은 다 실현했는지.

“공약 중 하나인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원을 작년에 해결했다.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아 처음엔 쉽지 않았다. (시에다)타 지회의 경우를 들었더니 다른 데가 준다고 똑같이 해줄 수 없다고 난색을 표하더라. 결국 과천시장께서 용단을 내려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임명해 활동비 명목으로 지원하게 됐다. 더욱 반가운 소식은 새해부터 현행보다 5만원 인상한 금액(15만원)을 드릴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강 지회장은 “과거 당일 행사로 그쳤던 경로당 회장 선진지 견학을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온다”며 “작년에는 제주를 갔다 왔고 올해는 남해 쪽을 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로당이 많으면 그런 대접을 못해 드리지 않느냐”며 작은 지회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장점이라면.

“코로나 사태로 경로당 문을 열지 못할 때도 우리는 경로당 회장님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만날 수 있었다. 식사도 하면서 회원들 건강을 묻는 등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이날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윤현숙 사무국장은 “코로나사태가 경로당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경로당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코로나로 인해 부식비 등 사용하지 못한 예산으로 멸치, 사과 등을 구입해 회원들 가정으로 보내드렸더니 주위에서 그걸 보고 ‘나도 경로당 회원이 되겠다’는 분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하물며 경로당 필요 없다던 한 아파트단지에선 ‘경로당을 만들겠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작은 지회’여서 가능한 일들이다,”

-역점을 두는 사업이라면.

“한 개 단체와 한 개 경로당이 자매결연을 맺고 상부상조하는 1사1경로당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지금까지 18개 경로당이 12개 단체로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인가.

“최근에 협약을 맺은 과천교회는 경로당에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고, SK에선 분기별로 50만원씩 드리기로 했다. 노래방기기 판매업체 대표는 200만원 상당의 기기를 지회에 보내주기도 했다. 그게 마이크 기능이 있어 행사 진행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강 지회장은 “그렇지만 노인이라고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노란색의 돼지저금통을 들어보였다. “경로당마다 이 저금통을 나눠주고 회원들이 한해동안 가득 채운 저금통을 모아 시에 ‘사랑나눔 후원금’으로 기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월에 열린 과천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과천시민대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영예롭지만 보다 젊은 사람이 탔어야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껏 수상이나 해외연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상 양보의 길을 택했다. 마을이장으로 새마을운동에 전력을 다했고, 조합장 직무대리로 위기에 처한 농협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도 했다. 노인회와 인연을 맺고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드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강신태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임기 1년여를 앞두고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을 묻자 “지회 사무실 이전”이라고 답했다. “노인종합복지관에 지회 사무실이 있지만 비좁은데다 강당도 우리가 원하는 날에 사용을 못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다”며 “조만간 새로 짓는 노인복지관으로 지회를 이전하고, 가능하다면 노인회가 복지관 운영도 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