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45] 뇌졸중 후유증의 한의학적 치료
[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45] 뇌졸중 후유증의 한의학적 치료
  • 문상관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교수
  • 승인 2022.12.26 10:49
  • 호수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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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관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교수
문상관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교수

우리 뇌는 수없이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혈류가 차단되면 혈액을 받지 못하는 뇌 조직은 기능을 멈추고 괴사된다. 이러한 뇌혈관질환을 뇌졸중 또는 중풍이라 한다.

뇌졸중 가운데 뇌혈관이 막히는 것은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것은 ‘뇌출혈’이다. 뇌세포가 혈액을 받지 못해 죽으면 이 부분의 뇌가 담당하던 기능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편측마비, 안면 마비, 감각 이상, 구음장애(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 등이 흔히 발생하고 실어증, 시야장애, 의식소실도 발생한다.

뇌혈관이 막힌 뇌경색의 경우에는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라면 주사제제를 통한 혈전용해술 등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뇌혈류 공급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뇌 조직의 괴사가 시작되고 회복 불가능한 뇌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뇌졸중의 재발을 막기 위해 혈소판 억제제 또는 항응고제를 투여하고 재활치료를 통해 후유증상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뇌 조직의 손상이 큰 경우에는 뇌졸중 발생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편측마비, 안면 마비, 구음장애, 연하장애 등의 후유증상이 지속되고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는 합병증으로 혈전증, 욕창, 폐렴 등도 발생한다.

뇌 조직이 한번 손상되면 다시 살아나지 않지만 망가진 조직 주변의 뇌세포는 손상된 부위를 피해 새롭게 연결된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중풍 후유증이 회복되는 중요한 기전으로 발병 시점부터 3개월까지(또는 6개월까지) 뇌의 가소성이 가장 활발하다. 

한의학에서는 뇌의 가소성을 촉진해 뇌졸중의 후유증을 치료한다. 이미 죽은 뇌세포는 돌이킬 수 없지만 초기 침 치료와 뜸, 한약 등의 한방치료는 후유증에서 회복을 돕는다. 

특히 침 치료는 뇌졸중 후 손상된 뇌 조직 주변부에 혈류를 증가시켜 뇌의 가소성을 좋게 만든다. 또한 우황청심원, 거풍청혈단 등 뇌졸중에 활용되는 한약도 뇌 손상 부위 주변의 뇌혈류를 개선시켜 후유증 회복에 좋은 영향을 준다. 

경희대한방병원 중풍뇌질환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뇌졸중 후유증인 언어장애 환자에게 한방치료를 병행하니 더 나은 언어기능회복을 보였다. 뇌졸중 발생 후 한방치료를 가능한 빨리 시행하는 것이 후유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결과이다. 

뇌경색에 효과가 좋은 여러 한약제도 있다. ‘거풍청혈단’은 고지혈증 개선, 항동맥경화작용 및 뇌신경 보호 효과 등 다수의 기초 및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된 한약제다. 

기존 뇌경색 예방목적으로 사용되는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항혈소판제와는 달리 뇌혈관의 탄력도를 개선시킴으로써 뇌 혈류를 촉진하는 기전으로 뇌경색 예방에 기여한다. 

중풍으로 많이 알려진 뇌졸중은 신체와 언어 기능의 회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이 발생하여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도 큰 고통을 안겨준다. 한의학을 통한 예방과 후유증 치료를 통해 뇌졸중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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