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속 음주 피해야… 알코올 분해 늦추고 더 빨리 취해
빈속 음주 피해야… 알코올 분해 늦추고 더 빨리 취해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2.26 13:44
  • 호수 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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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건강을 지키는 음주법

술안주, 기름진 음식보단 단백질 위주로… 대화하며 마셔야 덜 취해 

흡연·음주 같이 하면 발암물질 흡수 높아져… 해장술은 절대 삼가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위드 코로나’로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서 3년 만에 제대로 된 연말연시를 맞았다. 공연과 축제 소식은 물론이고 달력에 적힌 송년 모임 일정이 연말연시를 체감케 한다.

송년 모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술’이다. 적당한 술은 기분전환과 함께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뿐만 아니라 소화촉진, 불안감이나 우울증 감소 등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양이 지나치면 분명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현명한 음주법은 무엇인지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음주 전, 식사는 든든히

보통 술자리는 저녁 식사 시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식사를 거르거나 식사와 음주를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가 고플 때 술을 마시면 간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시게 돼 빨리 취하게 된다.

또한 술을 마시기 전에 알코올 흡수를 줄인다는 생각에 삼겹살과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음주 중, 술안주는 단백질 위주로

술안주는 술의 독한 기운을 없애고 몸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안주 먹는 일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단백질은 간이 알코올을 해독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 구실을 하므로, 술안주로 치즈와 두부, 고기, 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음식이나 야채, 과일 등을 함께 먹으면 알맞다.

고단백 안주는 간세포의 재생을 높이고 알코올 해독기능을 도우며, 위에 오래 머물면서 술의 흡수를 늦추기 때문에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 양도 자연스레 적어진다. 그러나 짠 안주는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고 매운 안주는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대화를 나누면서 술을 마시면 천천히 마실 수 있고, 말을 많이 할수록 몸 밖으로 알코올이 배출되기 때문에 술이 덜 취한다. 술 마시는 속도를 늦출수록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 양이 적어지고 간에서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다. 

따라서 송년회의 의미를 되새기며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은 돈독한 관계뿐만 아니라 건강한 음주에도 도움을 준다.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노래를 하면 평소보다 소리를 세게 질러 성대에 무리를 주고, 심할 경우 충혈이 되는 급성후두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건강한 음주는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술자리에 앉자마자 ‘첫잔은 원샷’이라는 말에 술을 단숨에 들이키면 위장관 내 흡수율이 높아져서 빨리 취하게 된다. 여러 가지 술을 섞은 폭탄주 마시거나 잔을 돌릴 경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쉽사리 과음을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술을 마시면서 흡연까지 같이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니코틴이 알코올에 잘 용해되기 때문에 유해성분을 빨리 흡수시키고 쉽게 녹초가 되게 한다. 

더불어 간암, 식도암, 후두암, 구강암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음주를 하면서 하루 30개피 정도 흡연을 하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도암 발생 위험은 30배, 후두암과 구강암 발생 확률도 10배 이상 높았다.

◇음주 후, 사우나 피하고 해장술은 금물

음주한 날 혹은 그 다음 날 숙취가 심하다며 빨리 깰 목적으로 사우나를 찾아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술을 마신 상태에서, 혹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사우나를 하거나 너무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면 탈수현상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에서 땀을 무리하게 배출시켜서다.

따라서 음주 후 충분한 수분섭취 없이 사우나를 계속한다면 탈수 현상이 가중될 수 있으며 이는 저혈압, 부정맥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셔야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알코올 중독에 가까운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두통, 메슥거림 등의 숙취 증상은 알코올 분해 과정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해장술을 한다는 것은 알코올로 괴로운 증상을 다시 마취시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물론 지나친 음주로 인해 자극을 많이 받은 위장에도 좋을 리 없다.

한번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2~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손상된 간세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으므로, 술 약속은 지친 간을 쉬게 한 다음 잡을 것을 권한다.

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거나 억지로 토하는 것 또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며, 전해질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이온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숙취 현상 제거를 위해 신체 활력을 높여주는 당분섭취가 중요하므로 식혜나 꿀물 등의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가지 보조 음료들이 판매되고 있다.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오리나무, 커큐민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다. 이러한 성분들은 알코올 분해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100% 숙취를 해소시킬 수 없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므로, 숙취해소 음료를 믿고 음주량을 늘리는 행위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삼가야 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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