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 좋아야 인생이 아름답다
노년이 좋아야 인생이 아름답다
  • 관리자
  • 승인 2009.06.12 09:50
  • 호수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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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차흥봉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장
▲ 차흥봉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장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노년이 좋아야 한다. 젊은 시절이나 성년기에 아무리 잘 나가던 사람이라도 노년이 불행하면 인생전체를 불행하게 마무리하게 된다. 반대로 성년후기까지 수많은 곡절을 겪고 어렵게 살아온 사람도 노년기를 잘 보내면 인생전체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긴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국민 평균수명이 80세인데 앞으로 더 연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터에 요즈음처럼 50대 중반에 조기 퇴직하는 사람들은 퇴직 후 30년 이상을 노후생활로 보내야 한다.

지금 베이비붐세대가 퇴직자 대열에 들어서면서 조기퇴직 후 노년기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 1차 베이비붐세대는 한국전쟁 직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이다. 1년에 약 100만명씩 태어나 10년간 거의 1000만 명에 이르는 거대한 인구집단이다. 이들 세대가 그동안 산업화과정에서 교육 받고 직업전선에서 활동하다가 조기퇴직 등의 영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앞으로 이들 세대는 우리나라 고령자 사회의 주축을 이룰 전망이다.

평균수명이 연장되는 고령사회에서 베이비붐세대처럼 일찍 퇴직하는 고령자 인구 층은 긴 노년기를 과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개인적 측면에서 어떻게 해야 노년기를 좋게 보내고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 초 다가오는 고령사회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바로 이 문제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이 좋은 노년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건강이 1차적으로 중요하고 물질적 조건이 또한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필요조건이다. 동양사회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오복(五福)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그러므로 좋은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건강을 관리해야 하고 물질적 조건으로 경제적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갖추는데 개인적인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국가적 차원에서 노인복지정책으로 이를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 같은 복지정책은 바로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조건을 갖춘다고 해서 노후인생을 성공적으로 보낸다는 보장이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휘해야 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야 한다.

또한 인간은 정신적으로 사유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심리학적 측면에서 자아존중감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좋은 노년을 보내는데 필요한 충분조건이다. 사회적 활동과 참여, 가족, 이웃, 친구 등의 사회적 관계 유지, 자신의 노년기 인생에 대한 심리적 적응 등이 이러한 충분조건의 중요요소이다.

이들 조건은 국가의 도움 없이도 자기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것들이다. 좋은 노년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이러한 조건은 자신의 선택여하에 따라 만들어갈 수도 있고 못 만들어갈 수도 있다. 이 점에서 노인과 고령자 개개인의 노후생활에 대한 태도와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노년기의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할 것인가 하는 마음먹기가 중요한 것이다.

첫째, 인생을 재해석하고 노후생활을 설계하되 자아 중심의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가족생활, 직업생활, 사회생활을 통하여 형성한 사회적 지위나 자아개념에서 벗어나 ‘나’라고 하는 독특한 개인을 다시 발견하고 그 개인의 삶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과거 인생과정을 회고하며 성공실패에 대하여 연연하거나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현재 여기’(here and now)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둘째, 사회적 관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학 연구결과에 의하면 활동적 노년생활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생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년기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인간은 원래 일하는 존재다. 건강하고 움직일 수 있으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일하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역할과 관계 속에서 자기존재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는 것이 좋은 노년을 살아가는 비결이다.

퇴직을 뜻하는 영어단어 ‘리타이어먼트(retirement)’는 자동차 타이어를 다시 바꾸어 낀다는 의미의 음절로 구성돼 있다. 타이어바퀴를 새로 바꾸듯이 퇴직 후에 마음먹기의 틀을 이렇게 바꾸면 노년기를 좋게 보내고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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