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추운 겨울,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려면 / 김광일
[백세시대 금요칼럼] 추운 겨울,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려면 / 김광일
  •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 승인 2023.01.16 10:58
  • 호수 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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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혈압 올라가기 쉬운 겨울철엔

이른 새벽 외출 특히 삼가야   

피부건조증으로 많은 분들 고생

너무 뜨거운 물 목욕은 안 좋아

때 밀지 말고 목욕 후 보습제 사용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겨울은 더 매섭게 춥고 폭설이 잦아진다고 한다.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올겨울도 예년보다 꽤 추울 것이라고 한다. 노인분들에게 겨울철은 지내기가 쉽지 않은 시기이다. 추운 날씨로 인해 외출하기 어렵고, 여름철에 비해 혈압도 올라가면서 노인의 주요 사망원인 질환인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독감이 유행하면서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많다. 빙판길로 인해 미끄러운 도로에서 넘어져서 골절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그래서 계절에 따른 사망률 추이를 조사해보면,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관찰할 수 있다. 이에 추운 겨울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첫 번째로 고혈압, 협심증,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으로 치료 중인 분들은 외출할 때 가능한 외부에 노출되는 부위를 줄이기 위해 모자, 목도리, 마스크, 장갑 등으로 단단히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날 외출하면 급격한 기온변화로 인해 혈관이 수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른 새벽에는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겨울철에는 여름에 비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면서 혈압이 잘 조절되는 지 확인해봐야 한다. 여름철에 비해 혈압약을 증량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거나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심증이나 뇌졸중 등의 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운동 시 발생하는 흉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겨울철에는 주로 실내에서 활동하다 보니 건조한 환경에 노출돼 피부건조증으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날씨가 춥다 보니 뜨거운 탕에서 땀을 쫙 빼는 목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피부 건강에는 좋지 않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질층의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시켜야 하는데 샤워나 목욕은 자연 보습인자, 각질층의 지질, 피지 등을 씻어 내어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든다. 

그리고 때를 밀어 억지로 각질층을 제거하면 피부건조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목욕할 때는 너무 뜨거운 온도로 하지 않도록 하고, 비누 사용을 줄이고 목욕 후 바로 충분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때는 밀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긁으면 긁을수록 더 심해지고 염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피부건조증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습이 매우 중요하고 실내에 습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세 번째로 겨울철에는 불면증으로 인해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여름철에 비해 외부 활동이 많지 않고 일조량이 줄어들며 밤이 길어지다 보니 잠자리에는 더 일찍 들지만 불면증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다. 

수면 호르몬이라 부르는 멜라토닌은 낮에 햇빛을 받으면 억제되어 있다가 밤에 어두워지면 분비가 늘어난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햇빛을 쪼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아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추운 날씨로 외출이 힘들더라도 낮에 햇빛이 잘 드는 거실에서 지내고, 가능하면 낮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점심 식사 이후 아주 춥지 않다면 30분 정도라도 외출을 통해 활동량을 유지하고, 밤이 길어지더라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지켜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겨울철의 복병이라고 할 수 있는 낙상을 조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빙판이나 녹지 않은 눈으로 인해 거리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가능한 한 그늘진 곳은 피하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터운 외투를 입고 모자, 귀마개 등을 착용한 상태로 외출을 하게 되니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시야가 좁아지고 청력이 저하되어 접근하는 차량을 잘 인지하지 못함으로써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은 노인분들이 지내기 쉽지 않은 시기이지만 질병 관리에 신경 쓰고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지낸다면 머지않아 봄 햇살의 따사로움과 활짝 핀 꽃봉오리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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