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문 대한노인회 충남 당진시지회장 “취임 1년 안 돼 공약 모두 실현…노인들 즐거운 여생 위해 봉사할 터”
이영문 대한노인회 충남 당진시지회장 “취임 1년 안 돼 공약 모두 실현…노인들 즐거운 여생 위해 봉사할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1.20 11:11
  • 호수 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경로당 회계 정산 완화·직원 처우개선 문제 등 해결

노인회 요청 웬만하면 다 들어주려는 당진시장… 지면 통해 감사 말씀 전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취임 1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선거공약을 모두 실현한 노인지도자가 있어 주목을 끈다. 이영문 (78)대한노인회 충남 당진시지회장이 주인공이다. 지난 1월 17일, 충남 당진시 시청1로의 당진시지회에서 만난 이 지회장은 “공약 구현에 ‘노력하겠다’가 아니라 실제로 ‘다 이뤘다’”며 “경로당 회장님들 활동비 드리고, 경로당 분담금도 덜어드리고, 정산의 간편화로 경로당 총무의 어려움을 덜고 투명성을 강화했고, 직원들 모두 호봉제로 돌려 처우개선도 했다”고 말했다.

당진시 인구는 17만2200여명, 노인인구는 3만2500여명이다. 1974년 창립한 당진시지회에는 15개 읍·면 분회, 333개 경로당, 회원 1만8500여명이 있다. 이영문 지회장은 신평면 이장, 신평면 농협 조합장(3선)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신평면분회장을 거쳐 2022년 4월 제15대 당진시지회장에 취임했다. 

-당진시는 어떤 도시인가.

“도농복합도시로 화력발전소와 현대제철, 석문국가산업단지 등이 있어 젊은 층이 많고 인구도 소폭 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완공을 본 삽교천 방조제 덕분에 한수해 없이 해마다 풍년이다. 그래서 매년 박 대통령 추모제를 지내기도 한다.”

-취임 1년이 채 안됐다. 해 보시니 어떤가.

“최근에 지회 감사가 저에게 ‘(지회장이)출근을 일찍하고 늦게 퇴근하시면 직원들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하시더라. 농협 조합장 시절 일찍 나오던 습관이 몸에 밴 탓이다(웃음). 이 자리가 조합장보다 더 힘든 것 같다. 거기선 사업성과가 눈에 보여 성취감을 느끼는 반면 여긴 바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또 보조금으로 운영하다보니 어딜 가든 손 벌리는 입장이라 체면 문제도 따르고….”

-경로당 회장, 분회장 활동비 지급은 쉽지 않은 문제인데.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회장 5만원, 분회장 10만원을 활동비로 지원하게 됐다.  앞으로 조금씩 인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영문 당진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김경희 사무국장.
이영문 당진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김경희 사무국장.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김경희 사무국장이 “(지회장께서)시장과 시의장, 의원 등을 찾아다니며 부단하게 설득하고 요청한 결과”라고 부연 설명했다.

-경로당 분담금을 삭감하면 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길 텐데.

“회원 수가 적은 경로당은 그게 큰 부담이 된다. 사단법인 특성상 회비를 전혀 받지 않을 수가 없어 종전의 반만 받도록 했다. 시에서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준다.”

-노인들은 경로당 보조금 회계 처리를 힘들어 한다.

“보조금 정산 힘들어 총무 못하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두 달 전 식당에서 30만원 쓴 걸 가지고 내역서를 붙이라고 하면 어르신들이 어떡하겠나. 그래서 회계 처리 부담도 덜어주고 투명성도 높이기 위해, 컴퓨터 잘 다루고 업무에 적합한 총무 15명을 선발해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로 경로당 행정업무보조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월부터 읍·면·동에 한 사람씩 나가 회계처리를 도울 예정이다.”

-공약 중 지회와 분회, 경로당과의 일관성 있는 업무 협조는 무슨 말인가.

“소통 공감을 갖자는 얘기다. 지회 지침이 일부 경로당에서 총무, 회원들에게까지 전달이 잘 안 되는 일이 발생한다. 코로나 사태 때는 경로당 폐쇄와 관련해 몹시 혼란스러웠다. 어디에선 문을 열라 하고, 또 어디선 문을 닫으라고 해 경로당 회장들이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다. 행정기관과 노인회 사이에 소통이 안 됨으로써 빚어진 혼선이다. 행정 지침이 지회-분회-경로당으로 전달되도록 시에 건의했다.”

당진시지회는 지난해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지회 사상 처음으로 모범경로당 및 우수분회에 대한 시상을 하기도 했다. 

-모범경로당과 우수분회 선정 기준은.

“분회장 등 이사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프로그램 및 자원봉사 활성화, 급식 실태 등의 항목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한다. 모범경로당 선정도 힘들지만 하나만 뽑는 우수분회 선정이 더 어렵다.”

김경희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 “시에서 모범경로당에 표창패를, 우수분회에는 우승기를 전달하고, 지회가 최우수, 우수, 장려로 나눠 상금을 준다”며 “상금 뿐만 아니라 새로 선출된 경로당 회장님들에게 달아드리는 대한노인회 배지도 지회장님의 사비로 마련한다”고 전했다. 

-지회장실에 걸려 있는 ‘나부터 변화하자’는 말의 뜻은. 

“옛날처럼 나이 들었다고 젊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훈계하고 그러면 듣지를 않는다. 스마트폰, 인터넷을 그들로부터 배우는 입장이 아닌가.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시대 변화에 순응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노인상을 스스로 정립해 실천해야 노인지도자로서 존경 받을 수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중류급’으로 아주 잘 돼 있다. 체력·건강 증진에 도움 되는 한궁, 안마의자를 비롯해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춰놓았다. 좌식의 불편함을 없애려 식탁과 의자등을 입식으로 교체 중이고, 최근에는 건강매트도 보급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익형(경로당관리도우미)과 사회서비스형 일자리에 762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취업센터에서 민간취업 알선도 하고 있다.”

-노인 건강도 중요하다.

“경로당을 다녀본 결과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건강이다. 어르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한궁을 당진시 체육회에 등록하고 대회 개최 시 예산지원을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에서 노인회 협조가 잘 되는가 보다.

“당진시장께서 누구보다 노인을 사랑하고, 웬만하면 (노인회)요청을 다 들어주신다. 경로당행정업무보조도 시청과 지회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시장께서 초도 순방에 노인들로부터 건의를 많이 듣고 개선 방안 검토를 지시했고, 우리가 관련 공무원과 같이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한 경우다. 노인복지 증진에 최선을 다하시는 점,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린다.”

-농협 조합장을 오래 했다. 에피소드는.

“29세에 이장, 41세에 농협 조합장 등 이른 나이에 책임자의 위치에 올랐다. 신평농협 조합장 시절 본소와 지소도 지었고, 주유소와 RPG(곡물저장고)도 세우고, 전국 최우수농협의 영예를 맛보기도 했다.

이영문 당진시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공약을 실현했으니 이제부터는 지회 운영의 세세한 부분은 사무국장에게 일임하고 저는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어르신들과 좀 더 접촉의 시간을 갖고, 그분들의 애로점이 무엇인가 듣고, 어르신들이 여생을 즐겁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