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도덕 재무장에 나서야
[백세시대 / 기고] 도덕 재무장에 나서야
  • 김한기 경북 구미시지회 부회장, 전 오상고교 교장
  • 승인 2023.01.20 11:39
  • 호수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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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              경북 구미시지회 부회장,   전 오상고교 교장
김한기 경북 구미시지회 부회장, 전 오상고교 교장

영국의 세계적인 석학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한국의 가족제도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제도보다도 훌륭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우리의 도덕윤리가 가정에서 출발해 인륜의 길을 바르게 가고 있다는 뜻이 듬뿍 담겨 있는 말이다. 예전에는 부모와 자식간에는 사랑과 정이 넘쳐흐르며 젊은이는 어른을 공경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는 사랑과 존경이 함께 있었다. 음식이 생기면 어른이 먼저 맛을 보고, 자리를 마련할 때도 어른을 우선 생각했다. 모든 일에는 어른의 허락이 있어야 시행할 정도로 어른의 권위가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서구에서 밀어닥친 물질문명의 팽배와 도덕의 실종으로 날이 갈수록 인간관계가 무너졌다.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의 도덕윤리가 급속도로 사라져가고 독버섯이 퍼져나가듯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도처에 폭력이 난무하며, 이혼으로 가정이 무너지고,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인해 인구문제가 심각하다. 낳아주신 어머니를 학대하고, 아버지를 팽개치는 패륜아가 늘어가고 심지어 내가 낳은 어린 자식을 내다 버리는 비정한 부모도 생겨나고 있다. 여러 명의 자녀들이 있어도 부모를 봉양하기 싫어 서로가 나몰라하는 불효자가 늘고 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부모들이 있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대중교통에 노약자석이 있지만 젊은이가 눈을 감고 앉아있는 등 경로정신이 실종된 지 오래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는 도덕 불감증의 늪에 깊숙히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자랑이었던 도덕이 더이상 실추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일본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갈 때 그 지역사회의 저명한 원로인사를 모시고 간다고 한다. 전쟁에 패망한 일본의 젊은이들은 어르신을 깍듯이 모시는 경로사상이 몸에 배어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하나의 교훈으로 삼아야 될 것이다. 

독일의 사학자 레오폴트 폰 랑케(1795 ~1886)는 “국가와 민족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은 도덕의 유무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막중한 소명의식으로 내 가정 내 자녀부터 지대한 관심을 갖고 다스려 나가야 하겠다. 도덕윤리를 바탕으로 한 인간성이 결여될 때에 어지러운 사회가 되고 만다. 도덕적으로 재무장해 잃어버린 동방예의지국의 참된 혼을 다시 찾아 밝고 명랑한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데 동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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