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나이 먹는 방법- 만성질환 있더라도 관리 잘하면 건강장수 가능
건강하게 나이 먹는 방법- 만성질환 있더라도 관리 잘하면 건강장수 가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2.06 14:38
  • 호수 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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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단과 함께 꾸준한 근력 운동, 만성질환 관리 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단과 함께 꾸준한 근력 운동, 만성질환 관리 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 들면 노화, 만성질환이 찾아와… 균형 잡힌 식사와 맞춤 운동 중요 

한식도 염분 관리 잘하면 건강식… 노년기 유연성·근력 운동에 힘써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오래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 장수를 중시하는 시대다. 그저 생명만 연장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이동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그리고 존중받으며 잘 사는 것, 즉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대학은 연구를 통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연령을 만 34세, 만 60세, 만 78세라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주름뿐 아니라 근육부터 근골격, 뇌세포의 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되고 몸으로도 불편함을 느끼며 자각하게 된다. 

신체 구성비가 바뀌는 것인데, 70세가 되면 20대 청년기에 비해 수분, 근육량, 무기질은 감소하고 지방은 2배 이상 증가한다. 지방 분포도 바뀌어 피하지방은 줄고 복부 내장지방은 늘어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질환도 늘게 되는데, 개인의 건강 상태나 체질에 따라 빨리 오거나 늦춰질 수는 있지만 하나도 없이 피해 가기란 쉽지 않다. 

◇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년의 질환

노화로 인해 심장이 확장되고 심벽은 두꺼워지며 심방과 심실도 조금씩 커지는 등 문제가 생기면 고혈압,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이 유발된다. 이미 고혈압, 비만, 당뇨병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만성질환 자체가 심장에 영향을 끼쳐 ‘만성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뇌 신경 세포 수와 무게가 10% 정도 감소하면서 뇌실이 커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계 손상이 일어나고 뇌혈관질환과 치매, 우울증, 섬망, 파킨슨병과 같은 다양한 신경계 및 뇌 질환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천식·만성 폐기종·폐렴·폐암 등의 ‘폐 질환’, 골다공증·관절염 등의 ‘뼈관절 질환’과 ‘신장·비뇨기계의 질환’ 등의 만성질환이 노년기 건강을 위협한다.

이처럼 노년의 질환은 서서히 발생하면서 만성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치료와 기능 회복을 병행해야 하며 만성질환으로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노인에게는 장기적인 치료 계획과 재활치료를 통해 지속·관리해야 한다.

◇만성질환 관리가 노년기 삶의 질 결정

지난해 질병관리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구한 발표에 따르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의 79.6%를 차지했다. 더불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 추세를 보였고, 성인 흡연율은 감소한 반면, 음주·비만의 관리 수준은 정체 또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의 원인이 된 질환 중에서는 암이 34.5%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심뇌혈관질환을 포함한 순환기질환(26.6%), 만성 호흡기질환(5.6%), 당뇨병(4.2%) 순이었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심뇌혈관질환과 함께 치매, 퇴행성 관절 등이 사망 원인으로 추가되고 삶의 질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민석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질환을 앓고도 오랜 시간 건강하게 생존하는 예도 많다”면서 “조기에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진단해 꾸준히 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질환별 맞춤 운동을 통해 근육 감소를 늦춘다면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삶의 질이 낮아지거나 조기 사망에 이르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 잡힌 식사, 건강에 도움

장수식단이란 것이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라서 지중해식뿐 아니라 저나트륨의 대쉬식 등 다양한 식단과 조리법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한식이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다이어트와 노년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대상인 이 실험에서 쌀밥 중심의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식단임에도 단백질과 지방 등 영양 함량이 높은 식단에 비해 상대적인 염증 수치가 더 낮게 나왔다며 한식 식단의 건강함에 주목했다. 

한식이 건강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한식의 기본 구성에 있다. 밥, 국(탕, 찌개 등의 국물 요리)과 함께 다양하게 올라오는 반찬들이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이다.

서민석 교수는 “김치, 나물, 쌈 등 채소 요리가 많은 것도 건강에 좋고, 튀기거나 볶는 대신 들기름이나 참기름에 무치고 삶아내는 조리법, 고기나 육류가 주메뉴가 아니고 반찬에 포함돼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적다는 점 등이 ‘건강 식단’이 된 이유”이라며 “여기에 김치를 비롯해 된장, 간장, 고추장 등 발효음식이 소화를 돕고 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의사항도 있다. 된장이나 간장을 주로 사용하는 한식 조리법은 나트륨 수치가 높아질 위험이 있어 소금과 간장의 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 지중해식이나 대쉬식(심혈관에 좋은 저염식)의 장점인 통곡물 섭취, 몸에 유익한 성분의 기름 사용, 저염 레시피 등을 참고하면 더욱 좋다. 

◇근력 향상으로 생존 근육 키워야

청장년 시기의 운동은 근육을 재배치하고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노년의 운동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이른바 ‘생존 근육’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뼈나 관절을 감싸 외부의 충격에서 보호하고 버티게 하고 심혈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근육이 나이가 들수록 유실되기 때문이다.  

생존 근육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점은 운동의 강도보다 횟수다. 매일 근육을 수축·이완하는 스트레칭,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등을 10~20회 정도 하면서 점차 횟수를 늘려야 한다. 

중량을 늘리거나 강도를 높이고 반복 횟수를 줄이면 노인에게는 특별한 이점 없이 부상 위험만 증가한다. 순간의 강도보다 횟수를 늘려 차곡차곡 쌓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서 교수는 “‘50세 이후의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며 “노화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인정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안정적인 일상과 금연, 적절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내게 맞는 체중 조절 등을 유지한다면 삶의 질이 높은 노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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