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2’, 스마트폰과 각종 어플로 실종된 엄마 찾는 10대 딸
영화 ‘서치2’, 스마트폰과 각종 어플로 실종된 엄마 찾는 10대 딸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2.13 13:59
  • 호수 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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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전작에 이어 PC, 스마트폰 등 IT기기와 SNS 등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해 실종된 가족을 찾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뤘다. 사진은 극 중 한 장면.
이번 작품은 전작에 이어 PC, 스마트폰 등 IT기기와 SNS 등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해 실종된 가족을 찾는 과정을 흥미롭게 다뤘다. 사진은 극 중 한 장면.

PC·화상통화·SNS 화면 편집 통한 전개로 호평받은 ‘서치’ 속편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Z세대 통해 요즘 신세대의 삶 엿볼 수 있어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2018년 개봉한 미국영화 ‘서치’는 PC와 스마트폰, 페이스북, 구글, 페이스타임, CCTV 등 실생활에서 접하는 디지털 요소를 절묘하게 편집해 전개되는 신선한 방식으로 호평받았다.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애절한 가족애까지 더해지며 기대작이 아니었음에도 30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비평‧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오는 2월 22일 후속작인 ‘서치2’가 5년 만에 돌아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보다 나은 아우의 귀환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편보다 진화한 IT활용 능력으로 사라진 엄마를 찾는 과정을 담으며 보다 완성된 재미를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18세 소녀 ‘준’이 뇌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준은 어린 시절 자신이 찍은 캠코더 속 아버지를 반복해서 시청하며 새 애인이 생긴 엄마 ‘그레이스’와 다소 서먹서먹하게 지낸다. 그레이스 역시 딸에게 서운한 것은 마찬가지. 남편을 먼저 보내고 오랜 시간 혼자 지내던 그녀는 다정다감한 ‘케빈’과의 새 출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데면데면하게 구는 준 때문에 고민이다. 

이런 복잡한 마음을 뒤로 하고 그레이스와 케빈은 콜롬비아로 둘만의 여행을 가기로 한다. 아직 철부지 10대인 준은 엄마 속도 모르고 그녀가 집을 비운 사이 친구들과 흥청망청 놀 궁리만 하고 있었다. 그레이스는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마중나올 것을 당부하며 집을 떠났고 준은 여느 10대들처럼 광란의 파티를 즐긴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고 그레이스가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준은 허겁지겁 공항으로 향한다. 멀어진 모녀간의 정을 회복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지만 예정된 시간이 한참 지나도 엄마와 케빈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준은 실종신고를 한다. 이후 현지 FBI 수사관 일라이자 박이 추적을 시작하지만 수사권이 제한돼 지지부진하게 전개된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준은 주저하지 않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그레이스와 케빈의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알아내 행적을 추적했고 케빈에 관한 놀라운 사실을 확인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레이스가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을 돌봐준 엄마의 절친인 ‘헤더’의 수상한 행적을 파악하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레이스 역시 은밀한 과거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특히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진 그 순간 준은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고 본인의 미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운명 속으로 빠져든다.

앞서 밝혔듯 이번 작품은 전작의 성공한 포맷을 그대로 유지한다. 아무리 신선한 시도라도 반복하면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색다른 연출로 호평받은 작품들이 후속작에서 이를 재탕했다가 전작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등장인물을 전부 교체하고 인스타그램 릴스 등 5년 새 새로 등장한 디지털 요소를 추가하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청년 세대에게는 공감을 이끌어내고, 상대적으로 IT활용 능력이 서툰 중장년 이상 세대에게는 손주, 자녀들이 디지털을 활용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이중 중장년 세대가 검색과 이메일로만 활용하는 ‘구글’의 여러 서비스를 이용해 그레이스와 케빈의 행적을 쫓는 장면,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 플랫폼 ‘태스크래빗’(Taskrabbit)과 메신저 어플인 ‘왓츠앱’(WhatsApp) 등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두 사람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은 압권이다. 또 ‘하나의 이메일 계정’으로 여러 사이트에 가입하고, 모든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통일하면 해킹에 취약할 수 있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다.

또 이번 작품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한국계 배우 다니엘 헤니도 등장한다. 지난해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FBI요원 ‘잭’을 연기한 바 있던 다니엘 헤니는 또 한 번 FBI수사관 ‘일라이자 박’으로 등장해 준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다만 비중이 적은 점은 아쉽다. 

이와 함께 전편의 흔적도 등장해 반가움을 자아낸다. 1편의 내용을 ‘언픽션’(허구가 아닌 실제 이야기)이란 제목의 OTT 드라마로 제작됐다는 재치있는 설정을 추가했다. 또 준의 단짝 비나가 ‘언픽션’에서 본 내용을 떠올리며 준에게 추적 방식을 조언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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