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야구의 봄’ 다시 오려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야구의 봄’ 다시 오려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2.20 10:27
  • 호수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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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야신’ 김성근 감독, ‘국민타자’ 이승엽, ‘영원한 4번 타자’ 이대호, ‘악마의 2루수’ 정근우 등. 한국야구계에 큰 족적을 남긴 스타 감독 및 선수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JTBC ‘최강야구’가 2월 14일 방송을 끝으로 화려했던 시즌1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6월 첫 방송을 한 ‘최강야구’는 ‘도시어부’, ‘강철부대’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주목받은 장시원 PD가 연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잇달은 스타 선수들의 일탈과 2021 도쿄올림픽에서의 성의 없는 졸전으로 국민 신뢰를 잃은 야구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실패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한국프로야구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축구를 제치고 최고 인기 스포츠의 지위를 차지한다. 2015년 현재의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되고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면서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800만 관중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로 대부분 무관중으로 진행됐는데 이 기간 잇달아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인기 하락을 예고했고 결국 지난해 600만 관중을 모으는 데 그쳤다. 

그래서였을까. 장 PD는 첫 방송부터 30경기를 치를 예정인데 10패를 기록하면 폐지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운다. 즉, 7할 승률을 기록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에서 시즌 첫 경기부터 1위로 시작해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거머쥐며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 랜더스의 정규리그 승률이 6할대였다. 비록 고교‧대학야구팀 등 아마추어를 상대했지만 은퇴한 지 수년이 지난 선수들에게는 불가능한 수치로 보였다. 

하지만 현역시절처럼 혹독하게 몸을 만들어나간 선수들은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초반 연승을 이어나갔다. 1대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로 부임하면서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야신’이 그 자리를 메우며 결국 21승을 달성, 오는 4월 ‘시즌2’를 예약했다. 

최고 시청률은 3%대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등서 한국 내 인기 프로그램 순위 10위권에 들며 높은 화제성을 구가했다. 무엇보다 매 경기 선수들이 보여준 진심어린 플레이는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몸이 성한 곳이 없음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한국야구에 대한 실망감을 잊게 만들었다. 

은퇴선수들이 어렵게 만든 기회의 공은 다시 현역들에게 넘어갔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오는 3월 8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치욕 만회에 나선다.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적어도 ‘최강야구’만큼의 투지를 보여줘 야구의 봄이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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