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묵 대한노인회 서울 노원구지회장 “키오스크 등 IT 교육을 강화…노인 일상생활 불편 덜어주려”
이상묵 대한노인회 서울 노원구지회장 “키오스크 등 IT 교육을 강화…노인 일상생활 불편 덜어주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2.27 10:48
  • 호수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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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문화탐방 실시·지회 회비 원위치 등 공약 실현 “보람”

노인회관 내년 완공 예정…강당·교육장서 노인들 원하는 프로그램 다 할 수 있어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공약 대부분을 실현해 보람을 느낀다.”

2월 22일, 이상묵(76) 대한노인회 서울 노원구지회장이 하는 말이다. 이날 서울 노원구 동일로 노원구민의전당 2층 노원구지회에서 만난 이 지회장은 “공약 4개 중 마지막이 노인회관 마련인데 올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내년 하반기 완공되면 경로당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있게 된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지회장은 임기의 절반을 훌쩍 지났는데도 주된 공약을 하나도 실현하지 못한 채 변명에 급급한 노인지도자와는 확연히 대조된다. ‘공약을 지켰다’는 말은 곧 지도자로서의 책무를 다했다는 것이고, 아울러 대의원들이 바른 판단을 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포함된다. 

서울 노원구민은 50만2800여명, 노인인구는 8만여명이다. 노원구지회에는 월계·상계·중계·하계·공릉동 등 5개 동, 245개 경로당, 회원 1만여명이 있다. 이 지회장은 철도청에서 36년간 근무한 뒤 주택재개발 조합장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노원구지회 녹천두산위브경로당 회장, 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4월에 12대 서울 노원구지회장에 취임했다. 월남참전용사로 녹조근정훈장, 건설교통부장관·철도청장·구청장 표창 등을 수상했다.

-취임 1년이 채 안됐다. 노인회장 해보니 어떠신가.

“경로당 회장님들이 저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간혹 물으면 인식도 안 좋고 힘들다는 재개발주택조합장까지 했는데 그에 비하면 이건 일도 아니라고 대답한다(웃음).”

이 지회장은 임플란트 수개씩을 해 넣는 등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며 녹천두산위브아파트 재개발주택조합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지회장의 역할이라면.

“여기에 자리 지키려고 온 게 아니라 일을 하러 왔기 때문에 매일 나와서 뛰어다닌다. 제가 경로당을 세 번 돌았다. 경로당 회장님들께 ‘경로당 회장도 해봤으니까 (경로당 사정을 잘 아니까)무슨 얘기든 저에게 해주면 힘닿는 데까지 뛰어보고, 의회 가서 설득도 하겠다’고 말한다.”

이상묵 노원구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박수현 사무국장.
이상묵 노원구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박수현 사무국장.

-공약 대부분을 실현했다고.

“4가지 주요공약을 내세웠다. 경로당 회장 판공비 지급이 첫째이고, 다음이 지회비(경로당 분담금) 3만원으로 원상 복구, 그리고 경로당 회장단 문화탐방, 노인회관 마련 등이다.”

-경로당 회장 판공비 문제는 단기간에 이루기 어려운 건데.

“제가 취임식 때 공약 사항을 언급하자 그 자리에 참석하신 노원구청장께서 인사말을 하면서 다 되도록 협조하겠다고 하셨다. 이후 지회 소강당에서 열린 임원 간담회에 구청장을 모시고 다시 또 확인했다. 경로당 회장에겐 월 10만원, 총무에게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구청장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구청장의 협조가 잘 되는가 보다.

“그렇다. 경로당 시설도 비품은 물론이고 고가의 안마의자도 하나씩 들어가 있다.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노인의 날 행사도 적극 지원해주는 등 노인회 일이라면 뭐든 해주려고 노력하신다.”

-지회비 원상복구는 무슨 말인가.

“제가 지회 이사로 있을 때 원래 3만원이었던 지회 회비를 4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모두가 찬성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 사업이 중단된 데다 경로당 문도 닫은 상태에서 회비 인상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돼 저 혼자 반대했다. 그 일이 지회장 선거에 나오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선거에서 두 표 차이로 신승했다. 

“훨씬 큰 표 차로 이기리라고 예상할 만큼 자신 있었다. 제가 구두, 운동화 등 두 켤레 밑창이 다 닳을 정도로 경로당을 찾아다녔다. 코로나로 회장님들 직접 대면이 어려울 때는 전화로 수없이 소통했다.”

-경로당 수가 많아 한꺼번에 문화탐방 가는 일도 큰 일일 텐데.

“어떻게든 노인들을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야 건강도 유지되고 삶의 새로운 자극을 얻기도 하지 않겠나. 구청의 지원을 받아 작년에는 가을에 회장단 500여명이 관광버스 5대를 대절해 두 번에 걸쳐 경기도 여주 일원을 돌았다. 올해는 날씨가 따듯한 봄에 갈 계획이다.” 

-지회장실에 소파 없이 지내고 있다. 

“27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해 내년 가을쯤 노인회관이 완공되면 카페도 생기고, 강의실, 교육장에서 노래·스포츠댄스 등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경로당에 급식이든 청소든 어떤 형태로든 도우미 한 명씩을 지원하고 있다. 학교급식, 스쿨존 교통도우미 등 500개 일자리에 참여한다.” 

이 지회장은 지역사회에서도 어른 단체의 수장으로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년 10월 15일, 노원마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노원구민체육대회에서 성화봉송을 담당해 대회 시작을 알렸다. 전 달인 9월 20일에는 마들공원 내 벼농사체험학습장에서 열린 노원구 마들농요 발표공연과 벼베기 체험에 참가하기도 했다.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된 마들농요는 노원구 마들평야에서 농사를 지을 때 부르던 ‘들노래’로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등으로 구성됐다. 마들 지역은 과거 경기도 양주였지만 오늘날의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노원구 일대이다.   

이 지회장은 “관내 경로당 회장님 한 분이 마들농요 전수자”라며 “요즘도 일대에선 주민들이 벼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청에서 오래 근무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KTX만 제외하고 비둘기·통일·무궁화·새마을호 등 디젤기관차를 모두 운전했다. 그 시절엔 경춘선을 따라 주변의 산과 강변이 참 아름다웠다. 요즘은 웬만하면 터널을 뚫어 그런 경관을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하다.”

-철도수송 경력자로서 노인무임승차를 어떻게 보나.

“노인으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국토부 측의 조사에서도 아니라고 했다고 들었다. 다만 무임승차 기준을 70세로 하되 정년 나이와 노인 기준나이 간 격차(5년)를 고려해 점차적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상묵 노원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들이 키오스크,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잘 다루지 못해 일상생활에 불편이 많이 따른다”며 “임기 내에 이러한 부문에 대한 교육에 치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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