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수출 침체로 무역수지 12개월 연속 적자 … ‘제2의 반도체’ 발굴에 총력을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수출 침체로 무역수지 12개월 연속 적자 … ‘제2의 반도체’ 발굴에 총력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06 09:25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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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국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수출액이 5개월째 감소한 반면, 에너지 수입액은 원가와 환율의 동시 상승으로 크게 늘어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7.5% 감소한 501억달러(약 66조3825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5.8%) 이후 5개월째 감소세다. 반면, 지난달 수입은 554억달러(약 73조4000억원)로 지난해보다 3.6% 늘었다. 원유·가스·석탄의 3대 에너지원 수입액(153억달러)이 19.7%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달러(약 7조225억원) 적자로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이 부진한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월 대중 수출은 9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감소했으며,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중남미(-19.1%)와 아세안(-16.1%) 지역으로의 수출도 쪼그라들었다.

우리나라 수출은 품목에선 반도체가, 지역에선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현재 두 축이 무너지고 있는 상태다. 중국 경제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이른바 ‘피크 차이나(Peak China)’라는 말까지 회자되는 상황이어서 향후 대중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반도체 수출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자기기 수요가 줄어든 데다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서버 교체가 늦어진 것 등이 영향을 끼쳤다.

국내 주력 반도체 품목인 D램 고정가격은 지난해 1∼4월 평균 3.41달러에서 올 1∼2월 평균 1.81달러로 내려갔다. 낸드 고정가격도 지난해 1∼5월 평균 4.81달러에서 지난해 10월∼올해 2월 평균 4.14달러로 하락했다. 

산업부는 “주요 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주요 반도체 업체의 투자 감축과 중앙처리장치(CPU) 신규 서버 수요 등으로 하반기(7∼12월)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를 매월 개최해 부처별 수출 실적,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범정부 수출지원예산을 1조5000억원 투입하고, 무역금융 공급을 362조5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등 수출 총력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올해 수출 목표인 685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850억달러는 지난해 말 정부가 내놓은 수출 전망치보다 4.7%포인트나 높게 잡은 수치여서다. 

이에 수출품목 및 지역 다변화가 시급하다. 물론 반도체는 우리의 주력으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분야다. 앞으로도 챗GPT 등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 호황에 따라 반도체 수요는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는 지금처럼 시장이 침체되면 뾰족한 수가 없다. 그저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 한다. 이 시기에 반도체를 대신해 한국 경제에 힘이 돼줄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K-방산(방위산업), K-콘텐츠 등에서 싹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출을 확대하면 에너지·원자재 수입도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기존의 수출 확대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한계에 봉착한 기존 모델을 뛰어넘을 ‘제2의 반도체’를 총력을 다해 발굴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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