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폭행 논란으로 불타는 트롯 오디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폭행 논란으로 불타는 트롯 오디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3.06 10:25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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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전국 시청률 16.4%, 분당 최고 시청률 17.7%. 3월 1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이 받은 성적표다. 강력한 우승 후보 황영웅 씨의 폭행 논란이 벌어진 후의 방송 시청률로, 한 주전 시청률(16.6%)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결승 1차전임을 감안하면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미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불트’가 폭행 논란을 떠안더라도 완주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

황 씨의 폭행 논란은 공교롭게도 온 국민의 분노를 자극하고 끝내 낙마한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의 ‘자녀 학교 폭력’과 시기가 겹쳤다. 결과적으로 정 후보만 물러났고 황 씨는 6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우승 상금을 거머쥘 기회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논란이 터졌을 때 지인들에게 제작사가 황 씨를 떠안고 갈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돌아온 반응은 “말이 되는 소리냐”였다. 실제로 황 씨 이전 폭행이 드러난 연예인들은 관련 영화‧드라마 등에서 하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트’가 안고 갈 것임을 확신한 이유는 주 시청층 때문이다.

‘불트’는 50대 이상 고령층이 애청하는 방송이다. 2040세대도 시청하겠지만 트로트라는 장르 특성상 시니어세대가 더 본다. 실제로 트롯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된 임영웅, 송가인의 팬클럽 역시 대부분이 고령자다. 그런데 폭행에 유독 민감한 건 2040세대다. 50대 이상 역시 폭행을 용인하지 않지만 당사자가 반성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보이면 어른의 마음으로 너그럽게 봐줄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폭행이 2040에게 평생 용서할 수 없는 파렴치한 범죄일진 몰라도 50대 이상에게는 용서만 구한다면 한 번쯤은 기회를 줄 수도 있는 젊은 날의 실수이다. 실제로 이런 셈법하에 ‘불트’ 측은 결승전을 강행한 것으로 보이고 시청률을 유지하는데도 성공했다. 

황씨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세세한 해명은 하지 않은 상태다. 황 씨는 2월 25일 “본인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해왔다. 사과의 말씀을 이제야 드리게 되어 후회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친한 사이였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 진심으로 미안하다. 직접 만나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겠다”는 사과문을 공개했지만 어떤 행동에 대한 사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황 씨는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우승하면 상금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이 정도로 대중들을 설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부보다는 피해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받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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