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외비’, 국회의원 선거판 악과 악의 대결
영화 ‘대외비’, 국회의원 선거판 악과 악의 대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3.06 13:31
  • 호수 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2년 3월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은 한껏 들떠있다. ‘기호 1번=당선’을 의미하는 해운대구에서 공천을 받아 여당의 지역구 후보로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부산 정치판의 숨겨진 실세 순태(이성민 분)는 공천 확정을 하루 앞두고 해웅이 아닌 다른 인물을 택한다. 순태에게 버림받은 해웅은 복수를 위해 악(惡)과 손을 잡는다. 

3월 1일 개봉한 영화 ‘대외비’는 이렇게 시작한다. 20년 동안 국회의원 후보였던 해웅이 권력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정치·범죄 드라마로 돈도 뒷배도 없이 정치판에서 분투하던 해웅이 순태에게 맞서기 위해 또 다른 악인 조폭 필도(김무열 분)를 끌어들인다.

영화는 정치 권력을 소재로 한 여느 영화처럼 권력을 향한 세 남자의 욕망과 암투를 그려냈다. 그 가운데에는 부산 해운대지구 개발에 관한 대외비 문서가 있다. 해웅은 이 문서를 무기 삼아 필도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순태에게 대항한다.

‘악인전’(2019)에서 두 주인공이 더 큰 악을 잡기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을 그렸던 이원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권력을 가지려는 해웅과 필도, 그리고 쥔 권력을 지키려는 순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세 사람은 쫓고 쫓기고, 뺏고 빼앗기며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세 주인공을 연기한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의 연기는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조진웅은 평범한 한 40대 가장이 권력을 추구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강렬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성민은 최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에 이어 묵직한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뽐낸다. 김무열은 네모로 각진 일명 ‘깍두기’ 머리, 10㎏ 이상 체중을 늘려 만든 둔탁한 체형, 거친 부산 사투리를 소화해내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