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 중장년 여성에 많은 눈·입 마르는 증상과 치료
쇼그렌증후군, 중장년 여성에 많은 눈·입 마르는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06 14:56
  • 호수 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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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그렌증후군은 눈에 모래가 낀 듯한 불편감, 잦은 충혈과 광과민성 등 안구건조증을 유발해 환자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면역반응·호르몬 이상 등이 원인… 환자 절반 이상에서 ‘관절염’ 동반

물 많이 마시고 인공눈물 사용… 습도조절 위해 가습기 이용도 도움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가정주부인 윤모 씨(46)는 몇 달 전부터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눈에 뻑뻑한 증상이 나타났다. 참을 수 없는 갈증에 텀블러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요즘에는 입이 마르다 못해 화끈거리고 아프기까지 했다. 뻑뻑한 눈은 시린 증상까지 더해져 밖에서는 눈을 뜨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윤 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고, 이름도 생소한 ‘쇼그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쇼그렌증후군은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한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1933년 눈과 입이 건조해지는 증상과 류마티스관절염이 동반한 환자를 처음 보고한 스웨덴 안과 의사인  ‘쇼그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이 아닌 정상 세포를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해 정상적인 신체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김문영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쇼그렌증후군은 침샘이나 눈물샘처럼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면서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하다고 호소하게 된다”면서 “환자가 느끼는 건조증상과 함께 병리학적으로 분비샘의 염증과 자가항체가 확인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쇼그렌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쇼그렌증후군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과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건조증후군’으로도 불리며 일차성과 이차성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다른 질환 없이 쇼그렌증후군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주로 눈과 입에 영향을 준다. 이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전신 홍반성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동반돼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은 눈의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 세포가 파괴되면서 건조 각결막염이 발생한다. 또한 침 생산이 감소해 점막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입안에 작열감이 느껴지고 말을 오래 하거나 음식을 삼키는 것이 힘들게 된다. 

더불어 비강(코안)과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 분비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소화액의 분비량이 감소해 음식물이 역류하거나 위염, 소화 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차성 쇼그렌증후군은 관절염과 피부 질환이 대표적이다. 쇼그렌증후군에서의 관절염은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달리 뼈가 깎이는 ‘골 침식’은 일어나지 않는다.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약 절반에서 관절염이 동반되는데, 햇빛에 민감해지면서 약한 햇빛에도 가려움, 발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쇼그렌증후군의 진단과 치료

쇼그렌증후군의 진단은 구강 건조증, 안구 건조증, 조직검사, 침샘 검사, 혈청 내 자가항체 검사 등으로 진행된다. 이 중 일정 개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진단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추가로 침샘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검사는 침샘과 눈물샘의 분비기능을 측정하거나 입술 부위의 작은 침샘 조직을 떼어내 검사할 수 있다. 각막, 결막 손상 여부를 검사하기도 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혈액검사를 통해 자가항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1차적으로 인공 눈물, 인공 타액 등을 사용해 건조함을 느끼는 환자의 불편감을 줄여주는 치료가 진행된다. 또한 피부 건조 시 보습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관절염 등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폐 등이 침범된 경우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쇼그렌증후군의 예방법

건조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구강건조 완화를 위해서는 꾸준한 수분 섭취로 입속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안구건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눈의 피로를 줄 수 있는 장시간의 컴퓨터 사용 등을 피하고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 안구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가습기 등을 이용한 습도를 조절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김문영 교수는 “구강 건조로 인한 치아 상태 및 안구 건조로 인한 각막 상태 확인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치과 및 안과 검진을 권장한다”면서 “5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입 마름이나 안구 건조가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 진단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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